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항공 산업 전망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는 올해에도 밝지 않다.
21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지난해 세계 항공운송 실적을 보면, 2019년에 비해 여객 운송 거리가 66% 감소했다. 항공산업 역사상 비교가 불가능한 최악의 감소다. 1년 전에 비해 국내선 수요는 49%, 국제선은 76% 줄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나빠져 연말 성수기인 지난해 11월과 12월 총수송량은 전년에 비해 각각 70.4%, 69.7% 감소했다. 올 1월의 예약은 1년 전에 비해 70% 줄었다. 회복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항공 수요가 지난해보다 50% 개선돼, 2019년 수준의 50.6%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2001년 9·11테러 때도 항공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수많은 비행편이 취소되고 산업 지형이 재편됐다. 항공사들의 비용 절감 노력에도 파산과 구조조정이 잇따랐다. 8곳이던 미국의 주요 항공사는 9·11 이후 4개(아메리칸에어,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로 줄었다. 당시엔 산업 지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승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 2001년 16억6000만명이던 전세계 항공 승객은 2002년 16억3000만명으로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위기와 다른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억눌린 여행 수요가 터져나오겠지만 실제 안정적 수요로 이어지기엔 변수가 많다.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백신 여권 형태의 백신 접종 증명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별 호응이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늘고 있고, 백신 유효성과 지속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접종 기피자들과 국가별 집단면역 달성 여부, 강화된 각국의 검역 기준 등도 걸림돌이다. 또한 비대면 업무 방식의 일상화로 코로나19 진정 이후에도 국외 출장은 상당 부분 감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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