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 <한겨레> 자료 사진
한국거래소가 ‘애플카 협력’ 등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얽힌 현대차 임원들의 주식 매각 과정에 대해 시장감시 차원의 모니터링에 이어 추가로 ‘심리’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18일 “시장감시 단계에서 일부 혐의점이 보여 추가로 정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며, 아직 혐의가 입증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심리 작업은 거래 동향을 살피는 시장감시 단계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증권 계좌 정보 등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거래소의 심리 작업은 통상 한 달 남짓 진행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거래소는 앞서 설 연휴 전부터 현대차그룹 주식의 이상 거래 여부에 대한 점검을 벌여왔다. 지난달 8일 현대차가 미국 애플사와 자율주행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한 달 만인 이달 8일 협력 중단 공시가 발표되는 중에 관련 주가가 급등한 것과, 그 과정에서 현대차 임원 다수가 적지 않은 주식을 매각한 것에 대한 조사였다. 거래소의 시장감시(모니터링)가 일종의 ‘기초 조사’라면 심리는 ‘초동 수사’ 격에 해당한다. 여기서 혐의점이 뚜렷하게 드러나면 금융위원회, 검찰 단계로 이어지게 된다.
현대차 임원들의 주식 거래 사안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질문을 했고,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거래소에서 다음 주에 심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거래소에서 살펴보고 문제가 있을 때 금융당국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거래소 심리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을 통한 선제 조사 방안에 대해서도 “간부들과 상의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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