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벤처 창업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4명중 3명은 종업원을 고용하지 않는 1인 자영업자로 조사됐다.
25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보면, 2020년 월평균 전국 자영업자 수는 553만1천명으로 전년도보다 7만5천명(1.3%)이 감소했다. 반면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3만9511개로, 전년도(3만7008개)에 비해 2543(6.9%)곳이 늘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폭의 벤처 창업 증가로, 2016년의 2100개 증가를 넘어선다. 코로나 비대면경제 상황에서 자영업자는 감소했지만, 벤처 창업은 오히려 활기를 띠었음을 보여준다.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중은 계속 낮아져왔다. 지난해 자영업자 비중은 20.5%로 전년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월평균 자영업자는 숫자나 비중만 줄어든 게 아니라, 사업내용도 크게 나빠졌다. 자영업자중 직원을 두고 있는 경우는 지난해 137만2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16만6천명이나 줄었다. 사업이 어려워져서 종업원을 내보낸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수는 지난해 415만9천명으로, 같은 기간 9만1천명이 늘었다. 이로써 종업원 없는 1인 자영업자가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2%에서 2020년 75%로 크게 높아졌다. 1인 자영업자 비중(75%)
은 지난 10년 가운데 가장 높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1인 자영업자의 비중이 역대급인 75%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고용 불안정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자영업의 상황이 어려워져서 직원을 내보내는 한편, 직장을 잃고 생계형 1인 창업에 뛰어든 경우도 늘어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은 창업과 함께 종사자도 늘어나면서 경제에서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0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2019년말 벤처기업 정규직원은 80만4천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5.8% 증가했다. 기업당 평균 종사자도 19명에서 22명으로 늘었다. 수도 늘고 규모도 커졌다는 뜻이다. 이에 2019년 벤처기업의 총매출액은 193조3천억원으로, 국내 전체기업 가운데 삼성에 이은 2위 규모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 결산기준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이 617개사로 전년도에 비해 30곳 늘었으며, 매출 1조원을 넘긴 벤처기업도 2곳이 늘어 13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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