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79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이전보다 9%가량 적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12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 참석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2020년 결산 및 2021년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동헌 지역분석실장은 “과거 위기 때와 달리 회복 강도가 약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19년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8.9% 늘어난 791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연구소는 예상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는 8.8% 적다. 미국과 유럽, 신흥국 모두 올해 판매량이 2019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은 부채 위험과 정치적인 불안 요소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은 친환경차 보조금 확대와 소비 심리 정상화 등에 힘입어 2019년보다 2.9% 늘어난 214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던 내수 시장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올해 판매량이 173만대로 지난해보다 6.5% 적고, 2019년보다는 3.4%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효과 등 지난해 판매 증가를 이끌었던 요인이 대부분 약화됐다고 이 실장은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전동화 차량(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지난해 455만대에서 올해 625만대, 내년 817만대 등으로 늘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 비중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동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비중이 30%를 넘은 유럽은 2022년 시장의 36.8%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14.3%에서 11.3%로, 중국은 30.6%에서 29.8%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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