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서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코로나19로 크게 줄어든 항공 수요는 항공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새롭게 바꾸고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붐비는 하늘길은 여전히 ‘서울~제주’ 구간으로 변함이 없다.
7일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를 보면,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제주공항 여객수는 1004만867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1558만592명에 비해 553만9725명(35.6%)이 줄어들었다. 가장 이용객이 많은 서울(김포)~제주 구간을 보면, 이 기간 이용객은 585만7430명(운항편수 3만4972)으로 전년 동기 780만1843명(운항편수 4만31)에 비해 25%(운항편수 기준 13%)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하늘길이다.
미국의 <폭스비즈니스>가 지난 4일 보도한 항공산업 분석업체 시리움(Cirium) 보고서에 따르면, 김포~제주 노선은 세계에서 가장 운항횟수가 많은 구간이다. 2위는 베트남의 하노이∼호찌민 노선, 3위는 일본 도쿄∼후쿠오카 노선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허브공항들의 운항노선과 편수는 크게 감소하고, 대신 각국의 국내선 위주로 항공산업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리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 전 세계 여객기 운항 횟수는 1680만회로, 전년 동기(3320만회) 대비 49%가 줄어들었다.
이는 국제선 연결 위주의 각국 허브공항들의 순위도 흔들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가장 많은 항공노선을 운항하는 세계 주요공항 순위(2019년 9월 기준)는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달라졌다.(
표 참조) 영국 런던은 2019년 9월 기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노선을 보유한 공항이었지만, 코로나19로 극심한 타격을 받은 2020년 9월 세계 8위로 밀려났다. 2020년 9월 세계 최다노선의 공항은 2019년 2위였던 중국 상하이가 차지했다.
항공노선 보유 기준 세계 10대 공항 순위. IATA 제공.
특히 항공노선 감소는 국내선에 비해 국제선의 타격이 커, 각국과 대륙의 관문 역할을 해온 주요국 허브공항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2019년만 해도 운항노선 기준 세계 3위였던 뉴욕을 비롯해 10위 안에 있던 도쿄(5위), 방콕(7위), 홍콩(8위), 서울/인천(9위) 공항은 모두 2020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상하이를 비롯해 베이징(2위), 광저우(3위), 청두(4위), 심천(6위) 등 중국의 5개 공항이 10위 안에 진입했다. 런던의 항공노선이 1년 동안 6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뉴욕(-66%), 도쿄(-65%), 방콕(-81%), 홍콩(-81%), 서울/인천(-69%) 등 각국의 대표공항들의 항공노선이 크게 축소된 탓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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