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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가와 실물경제 괴리 커졌다

등록 2020-12-13 16:47수정 2020-12-14 02:34

Weconomy |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
코스피가 이틀 만에 사상 최고를 경신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이틀 만에 사상 최고를 경신한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 진행 중인 실물과 금융 간의 괴리 현상이 자산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KOSPI)가 25% 정도 오르면서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왜 우리 주가가 이처럼 상승했고, 주가와 실물경제의 괴리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우선 경기회복에 있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 등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들이 지난 5월을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1972년 이후 11번의 경기순환에서 경기확장국면이 평균 33개월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원화가치 상승과 더불어 외국인의 주식 매수도 11월 이후 주가 상승을 초래한 주요한 요인이었다. 10월 말 미 달러당 1135.1원이었던 원화환율이 최근에는 1080원까지 떨어졌다. 11월 한 달 외국인은 우리 상장주식을 6조1250억원 순매수했다. 배당수익률을 밑도는 은행 금리 때문에 개인도 주식 매수를 늘리고 있다.

2021년에도 비슷한 여건이 지속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1%일 것으로 추정되는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3% 안팎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불균형(과다한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오를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서 금리가 소폭 상승할 것이지만, 2016년 이후에는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리보다는 경기나 기업수익이 주가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은행 예금금리가 주식 배당수익률을 하회할 것이기 때문에 주식은 여전히 투자대상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주가 상승은 실물경제에 비해 지나친 측면이 있다. 거시경제변수 중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변수는 일평균 수출금액이다. 2005년 이후 두 변수 간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0.87로 매우 높다. 주가가 먼저 상승하고 일평균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부터는 일평균 수출금액이 20억 달러를 넘어섰고, 전년동기비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두 변수 사이의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 필자가 코스피를 종속변수로 일평균 수출금액을 설명변수로 회귀식을 추정하고 잔차를 구해본 결과, 지난 11월 말 현재 코스피가 27% 정도 수출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2007년 7월의 31% 이후 최고 수준이다.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주가가 이처럼 과대평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대표적 유동성 지표인 광의통화(M2)를 모형에 포함해 추정해보았다. 이 경우에는 주가의 과대평가 정도가 15%로 크게 줄었지만, 이 역시 2018년 1월(19%) 이후 최고치이다. 유동성을 고려해도 현재의 주가가 경제 상황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비행 중인 항공기가 이상 기류를 만나 급격하게 하강하는 현상을 에어포켓(air pocket)이라고 한다. 주가가 경기나 유동성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는 만큼 작은 외생적 충격이라도 오면 급격하게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주식시장을 느긋하게 지켜보면서 투자 비중을 늘릴 시기를 찾아야 할 것이다.

김영익 ㅣ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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