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될 화물이 쌓여있는 부산항. <한겨레> 자료 사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보면, 10월 경상수지는 116억6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5월 이후 6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며, 지난 2017년 9월(123억4천만 달러) 이후 월간 기준 최대다. 역대 흑자 규모 3위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01억3천만 달러로 2년 만에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긴 데 이어 두 달 연속 세자릿수 흑자 행진이라는 의미도 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친 것이다.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549억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496.7억 달러)에 견줘 10.7% 늘었다. 한은이 지난달 26일 ‘경제 전망’ 발표 때 제시한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예상치는 650억 달러이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어 11월이면 연간 목표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00억달러 였다.
10월 경상수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은 상품수지였다. 상품수지 흑자액은 지난해 같은 달 80억3천만 달러에서 올해 101억5천만 달러로 늘었다. 지난달 119억3천만 달러에 견줘선 약간 줄었다. 통관 기준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줄어든 449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입이 더 많이 줄어 흑자 규모를 키웠다. 10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줄어든 390억7천만 달러였다. 특히 수출의 경우 반도체, 승용차를 중심으로 일평균(22억4천만달러) 기준 증가(4.8%)로 돌아섰다. 2018년 11월 이후 2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항목별 수출 실적을 보면, 석유제품, 기계·정밀기기, 철강제품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승용차는 증가했다. 선박을 뺀 전체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적었다. 수입은 에너지류를 제외할 경우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늘었다. 원자재 및 소비재 수입은 각각 20.1%, 1.7% 감소한 반면, 자본재는 14.1% 증가했다.
서비스 수지는 6억6천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같은 달 17억2천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축소됐다. 여행 및 운송 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행 수지는 4억7천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 8억2천만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운송 수지는 지난해 10월 4천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10월엔 4억4천만 달러 흑자로 바뀌었다. 해상 및 항공화물 운송 수입의 확대에서 주로 비롯됐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 수지는 24억5천만 달러 흑자였다. 역시 지난해 같은 달 18억3천만 달러보다 많이 늘었다. 기관 투자가를 중심으로 증권 투자 배당·이자 수입이 늘어난 반면, 직접 투자 배당 지급은 줄어든 데서 비롯된 결과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 자산은 159억4천만 달러 늘었다. 직접 투자 항목에서 내국인 해외 투자가 11억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 또한 9억5천만 달러 늘었다. 증권 투자를 보면, 내국인 해외 투자가 41억8천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39억2천만 달러 늘었다.
김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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