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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빚투’ 폭주와 서행 사이 5가지 투자의 길, 당신의 선택은?

등록 2020-10-20 04:59수정 2020-10-20 10:06

나의 투자성향에 맞는 재테크 찾기

저위험 상품
국고채·지방채·RP 손실 확률 낮아
MMF·CMA와 기업어음도 안정형
기대수익률 연 1~3%로 낮은 수준

중위험 상품
채권·주식 혼합펀드, ELS·DLS 등
손실 감수하되 4~8% 수익 기대

고위험 상품
주식 투자, 선물옵션, 신흥국채권…
원금 날려도 고수익 좇는 공격형

‘투자는 자기 책임 원칙’ 명심해야
안전한 예적금과 고위험 주식 사이
수익률·손실 위험 다양한 선택지
‘투자위험 등급’ 5단계 살펴볼 만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저마다 목돈 맡길 곳을 찾느라 분주하다. 요즘 주식시장에 투자금이 몰린다지만 원금 손실 위험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는 이들도 많다. 시중의 여러 금융상품을 들여다 보면 안전자산인 예·적금과 위험자산인 주식 사이에는 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자신의 기대수익률과 예상 손실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총자산 가운데 얼마를 투자할지 등을 고민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건 어떨까.

금융상품 판매사들은 금융투자협회가 만든 ‘표준투자권유준칙’과 금융감독원이 정한 펀드 위험등급 분류 기준을 토대로 수익률 변동성과 상품구조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상품 위험도를 분류한다. 통상 초저위험에서부터 초고위험까지 5가지 단계로 나뉜다.

■ “조금도 잃기 싫어” 초저위험

초저위험은 은행 예·적금과 비슷한 낮은 수익률을 추구하되 원금 보장을 기대하는 ‘안정형’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말 그대로 투자위험이 매우 낮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채권 투자가 대표적이다. 국가가 여러 목적으로 발행하는 국고채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를 사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개인도 직접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국고’나 ‘서울도시철도’와 같은 채권을 검색해 매수할 수 있다. 만기가 3∼10년으로 비교적 길고 이자율은 연 1∼2% 내외다.

증권사가 자체 신용에 기반해 투자자 돈을 꾸는 ‘발행어음’이나, 증권사가 보유한 우량 채권을 특정 날짜에 다시 되사기로 약속하고 투자자에게 잠시 파는 환매조건부채권(RP)도 있다. 통상 가입 기간이 5일∼6개월으로 국채보다 짧다. 증권사 홈페이지를 통해 매수할 수 있다. 단, 외화 아르피는 환차손 위험이 있어 한 단계 높은 ‘저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런 우량채권들을 한꺼번에 모아 만든 투자상품도 있다. 만기를 앞둔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 투자금을 넣으면 그 돈으로 우량 채권에 투자해 수수료를 뗀 나머지 운용 실적을 되돌려 줘, 투자자의 운용 부담이 없다. 다만 낮은 확률로 투자한 채권이 상환되지 않거나 일부 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예금자보호법에 의거해 원금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시엠에이는 종합금융사 판매 시엠에이밖에 없다. 기대수익률은 연 1∼3% 이내다.

■ “손실은 최소로” 저위험

초저위험보다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금융상품 전체를 놓고 보면 낮은 편에 속하는 상품들이다. 투자금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자·배당소득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추구형’ 투자자에 적합하다. 신용등급이 A- 이상인 우량기업 회사채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증권사 에이치티에스(HTS)에서 거래되는 ‘엘지전자 71-3’ 회사채를 사면 연 4.25%의 이자를 3개월마다 나눠서 받고 2023년 10월18일 만기에 원금을 돌려 받는다. 만기가 짧게는 하루, 길게는 1년으로 회사채보다 짧은 기업어음(CP)도 있다. 다만 시피는 A2-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은 기업이 발행한 상품만 저위험으로 분류된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채와, 물가상승률을 국채에 반영한 물가연동국채도 저위험 상품에 포함된다.

파생결합증권 가운데선 채권 90%에 주식 10%를 담는 주가연계파생결합채권(ELB)이 저위험 상품이다. 특정 주가지수의 상승 폭이 증권사가 미리 정한 상한선 이내면 투자자가 약 2∼3%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운 이들은 국채와 우량회사채 등을 담은 변동성 5% 이내 채권형 펀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국공채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0%, 회사채펀드는 1.6%다.

■ “일정 수익 난다면야” 중위험

채권에 주식을 섞거나(일명 ‘혼합 펀드’) 부동산 등 위험자산을 일부 편입한 펀드(일명 ‘자산배분형 펀드’)는 변동성이 10∼15% 수준으로 올라간다. 일정 수준의 투자 손실을 감수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위험중립형’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국내 혼합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자산배분펀드가 6.7%, 주식혼합이 5.0%, 채권혼합이 4.0%다.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고배당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펀드는 2016년 이후 중위험 상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엘에스, 디엘에스 등 파생결합증권도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특정 지수가 증권사가 미리 정한 하한선보다 내려가지 않으면 이자를 받고 원금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기대수익률이 7∼8%에 달하지만 자칫 코로나19나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급락처럼 갑자기 변수가 생기면 하한선 아래로 투자 지표가 떨어져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상품에 따라 만기 때 지수가 하한선 위로 올라오면 원금을 되돌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목돈이 장기간 묶일 위험은 여전히 있다. 가끔 증권사 등 판매사가 ‘원금이 보장된다’며 이엘에스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원금 손실 범위를 10∼20% 선으로 미리 정한 경우가 많다.

회사채는 BBB- 등급까지가 중위험상품의 마지노선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대한항공과 모회사인 한진칼 회사채 등급이 각각 BBB+와 BBB다. 채권 투자는 회사가 파산하면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클수록 투자 위험도 커진다.

■ “원금 날릴라” 고위험·초고위험

주식 직접투자와 수익률 변동성이 15% 이상인 주식형 펀드, 주식형 랩 계좌(증권사가 대신 투자) 등 국내외 주식 관련 금융상품이 대거 포함된다. 투자원금 보전보다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 실현을 추구하는 ‘적극투자형’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외에도 높은 금리를 주는 브라질 등 신흥국 채권 투자와 신용 위험이 높은 기업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등이 고위험 상품에 속한다. 한국도 지난해 브라질 채권 열풍이 불었지만 올초 코로나19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초고위험 상품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수준의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공격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최근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상장지수증권(ETN)과 이론적으로 손실이 무한대인 선물옵션, 일부 레버리지투자상품, 투자경고를 받았거나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주식투자 등이 초고위험상품이다.

한 펀드 안에 여러 개별 펀드를 묶어 두고 시장 전망에 따라 갈아타는 전환형 집합투자기구(일명 엄브랠러 펀드)나 모자형 집합투자기구(일명 모자펀드)도 시장 변동에 대처하긴 좋지만 방향 예측에 실패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어 초고위험 상품이다. 이외에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거나 원자재 가격, 현지 부동산 수익 등과 연계하는 파생상품 펀드도 이에 속한다.

■ 투자성향과 위험등급 꼼꼼히

일단 투자를 시작했지만 상품의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거나, 당장의 수익률에 혹해 투자성향을 일부러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투자는 기본적으로 자기 책임 원칙이기 때문에 무리하다 원금을 잃어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며 “최근엔 독일 국채 마이너스 금리, 코로나19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수익률만 보고 뛰어들었다가는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할 상품의 구조를 스스로 이해하고 선택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다 알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투자성향에 통상 어느 상품까지가 적합한지 투자위험등급표를 참고해 판단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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