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86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1140원대까지 떨어졌다. 환율 결정요인으로 보면 원화 가치 상승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원화 가치가 상승할 때 주가도 올랐었다.
과거 통계로 분석해보면 미 달러 가치, 위안/달러 환율, 한미 실질금리차이, 한국 경상수지 등이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우선 2월 이후 달러 가치가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 10% 정도 하락했는데, 미국 경제의 불균형 해소 과정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2008년 이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책당국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되었다.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2.9%였던 미 연방정부의 총부채가 올해 2분기에는 135.6%로 급증했다. 2분기 GDP대비 재정적자도 15.3%로 196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분기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도 3.5%로 2008년(4.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금리 상승이나 달러 가치 하락을 통해 이런 대내외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다. 달러 가치 하락을 통해 대내외 불균형이 해소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미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 그중 하나가 중국 위안일 것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5조1500억 달러에 이르렀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까지 수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올해도 8월까지 적자는 1931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도 중장기적으로는 수출보다는 소비를 포함한 내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위안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달러 환율과 연동되어 움직이고 있다. 한국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6%로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국제결제은행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을 계산할 때 중국 비중을 33%로 미국(14%)보다 훨씬 높게 두고 있다.
한미 실질금리 차이의 확대도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다.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미국보다 높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국이 낮다. 그래서 한국의 실질금리가 미국보다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 8월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0.71%로 미국(-0.67%)보다 1.39%p나 높았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지속하고 있다. 2015년 GDP 대비 7.2%였던 경상수지 흑자가 올해는 3.5%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흑자는 지속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총저축률이 국내 총투자율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수출입을 통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지만, 주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98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원/달러 환율과 주가(KOSPI) 사이에는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42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에 주가도 같이 올랐다는 의미이다. 멀리 내다보면 원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영익 ㅣ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