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첫 5세대(5G) 통신용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 4종을 공개했다.
애플은 14일 오전 2시(미국 서부시각 13일 오전 10시)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아이폰12 공개행사를 열고, 온라인으로 중계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화면크기 기준으로 5.4인치의 아이폰12 미니, 기본형인 6.1형 아이폰12, 프리미엄모델인 6.1형 아이폰12프로, 6.7형 아이폰12프로 맥스 등 4개 모델로 출시된다.
모든 제품은 5G 모델이며, 미국에서는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협력해 처음으로 밀리미터파 서비스인 '버라이즌 5G 울트라 와이드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버라이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4.0Gbps, 최대 업로드 속도가 200Mbps에 달한다.
아이폰12는 아이폰4의 각진 알루미늄 테두리와 유사한 직각모서리를 채택해, 디자인의 변화를 줬다. 아이폰12 프로와 프로맥스.
아이폰12는 기존의 둥근 모서리대신 ‘안테나 게이트’ 논란을 불렀던 아이폰4의 직각테두리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이는 5G 안테나를 수용하기 위한 설계라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성능은 개선됐고, 무게와 부피는 경량화됐다. 기본형 아이폰12의 경우 아이폰11보다 두께가 11% 얇고 부피는 15% 작으며 무게는 16% 가볍다.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마트폰 칩으로는 최초로 5나노미터 공정 기술이 적용된 ‘A14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애플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콘솔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칩 최고성능이다. 아이폰11에는 A13 바이오닉칩이 탑재됐었다.
아이폰12의 슈퍼레티나 XDR 디스플레이에는 아이폰11보다 2배 많은 픽셀이 들어가고,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콘텐츠의 경우 최대 밝기가 거의 2배로 높아졌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세라믹 쉴드’를 장착, 충격 저항강도를 높여 파손 위험을 크게 줄였다. 애플에 따르면, 파손 저항강도가 기존에 비해 4배 강해졌다. 아이폰12는 충전용 어댑터와 유선 이어폰은 함께 제공하지 않고, 전송·충전 속도가 향상된 케이블만 제공된다.
미국 등 1차 출시국에서는 오는 23일부터 판매가 이뤄지고 한국은 1주일 늦은 이달 30일부터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아이폰12의 경우 109만원부터, 아이폰12 미니는 95만원부터 시작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아이폰12 출시에 대해 “애플은 더 이상 ‘단순함’을 팔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아이폰12 라인업이 출시부터 5.4인치, 6.1인치, 6.7인치에 이르는 세 종류의 화면크기와 일반형, 프리미엄형 4개의 제품군으로 마련된 것에 대한 평가다. 애플은 2007년 첫 아이폰 출시부터 2012년 아이폰5에 이르기까지 매년 단일한 크기의 제품만 출시했고, 제품 형태는 한 손에 가볍게 잡히는 3.5인치 크기였다. 2013년부터 아이폰5S, 아이폰5C로 저가형 모델을 추가하며 제품군을 다변화한 이후에도 출시 모델의 종류는 많아야 3종이었다. 2018년부터는 모델이 3종(아이폰XS,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으로 늘어났고 직전 모델인 2019년의 아이폰11도 3종(아이폰11, 아이폰11프로, 아이폰11프로 맥스)이었다. 애플이 단순성을 포기하고 제품군을 다변화한 배경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으로, 다양해진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G를 기본탑재한 아이폰12이 성능을 개선하면서도 지난해 신제품보다 가격을 평균 6% 낮췄지만, 미국내에서 5G망의 낮은 보급률은 구매 저항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아이폰12가 공개된 13일 애플 주가는 2%이상 하락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사진 애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