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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 기기 한 화면’은 부족해…모바일 N스크린 뜬다

등록 2020-10-05 04:59수정 2020-10-05 09:01

폴더블, T자형 등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봇물
여러개 화면 동시 띄워 PC처럼 멀티태스킹
스마트안경도 다화면 실감케해
화면 확장 한계에 새 돌파구
앱생태계·가격 등 문턱 넘어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는 큰 화면을 이용해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실행하면서 파일이나 텍스트를 앱들간에 복사해 끌어다놓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는 큰 화면을 이용해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실행하면서 파일이나 텍스트를 앱들간에 복사해 끌어다놓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티(T)자형 돌리는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글래스까지…. 모바일에서 여러 개의 화면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엔(N) 스크린’ 기기가 늘고 있다. ‘여러 개의 화면’을 의미하는 엔스크린은 그동안 통신망을 이용해 스마트폰, 피시(PC), 티브이(TV) 등 서로 다른 기기에 화면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일컬어왔는데, 이제는 모바일 기기 안에서 여러 화면을 시청하는 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엘지전자의 돌리는 스마트폰 윙은 보조 스크린을 이용해 채팅이나 서핑 등 별도 앱을 이용하거나 메인화면의 조작 패널로 이용할 수 있다. )
엘지전자의 돌리는 스마트폰 윙은 보조 스크린을 이용해 채팅이나 서핑 등 별도 앱을 이용하거나 메인화면의 조작 패널로 이용할 수 있다. )

■ 동시에 모니터 여러 개 사용하는 꼴

모바일 엔스크린 흐름을 앞장서 이끄는 건 직사각형 일색이던 스마트폰 형태의 다양화 추세다. 엘지(LG)전자는 이달부터 티(T)자 형태의 돌리는 스마트폰 ‘윙’을 공식 출시한다. 돌리면 숨어 있던 보조스크린이 나타나는 엘지 윙은 메인스크린을 화면 감상용으로 이용하면서 보조스크린으로 채팅·검색을 하거나 메인 화면 조작부로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개의 앱을 실행하면서 마치 피시와 유사한 멀티태스킹을 구현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위아래로 여닫는 폴더블폰 갤럭시제트(Z)플립에 이어, 지난달엔 좌우로 여닫는 갤럭시제트(Z)폴드2를 선보였다. 갤럭시제트(Z)폴드2의 장점은 단순히 7.6인치 대화면의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어서 휴대하는 게 아니라, 대화면을 다양하게 분할해서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멀티태스킹에 있다. 3개의 앱을 동시 사용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스마트글래스도 모바일 엔스크린 흐름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엘지유플러스는 지난 8월 증강현실(AR) 기능의 스마트안경인 ‘유플러스(U+) 리얼글래스’를 출시했는데, 예상보다 수요가 많이 몰리면서 1차 물량(1000대)이 조기 소진된 바 있다. 엘지유플러스 리얼글래스는 스마트폰의 멀티스크린 구현에 초점을 맞춘 기기다.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하는 이 스마트안경을 쓰면, 눈앞에 여러 개의 화면을 띄워 컴퓨터 모니터 여러 대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100인치 넘는 대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 앱 생태계 등 남은 과제도 많아

이처럼 모바일 엔스크린이 부상하는 배경엔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이중적’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항상 손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소형화와 경량화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고품질 대화면에 대한 욕구도 사라지지 않아서다. 동시 충족이 어려운 소비자 요구를 놓고, 그간 업계는 베젤 축소와 제거, 부품 소형화 경쟁을 벌이며 화면을 최대한 키우는데 힘써 왔다. 홍콩의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인치 넘는 화면의 스마트폰은 2018년 2분기만 해도 전체 판매량의 12%에 불과했지만, 2019년 2분기엔 59%, 올 2분기엔 79%로 급증하는 추세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증강현실 안경 ‘유플러스 리얼글래스’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복수로 실행하면서 엔스크린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증강현실 안경 ‘유플러스 리얼글래스’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복수로 실행하면서 엔스크린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특징이다.

문제는 휴대성과 무게, 전력 등의 이유로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를 무한정 키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바일 엔스크린이라는 새로운 돌파구가 등장한 이유다. 다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크기를 더이상 키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상황이 접는 기기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폴드와 윙과 같은 새로운 폼 팩터 제품의 대중화는 멀었지만, 변곡점을 향한 방향 전환은 시작됐다”고 밝혔다. 모바일 엔스크린 시대를 향한 첫걸음은 떼었다 해도, 가격, 사용성, 앱 생태계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는 얘기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사진 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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