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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 중국 반도체 SMIC 제재…화웨이 전철 밟을까

등록 2020-09-28 12:44수정 2020-09-28 17:01

미 상무부 “장비기업들, SMIC 수출시 승인받아야”
화웨이 1단계 제재 때와 유사
국내 업체들 반사이익 전망
미국 상무부 청사.
미국 상무부 청사.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기업 중신궈지(SMIC)에 대한 내린 수출 규제가 화웨이 제재처럼 ‘3단계 강화’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자국 반도체 기술과 설비 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중국 SMIC(Semiconductor Manufacturing International Corporation))에 대한 수출은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리서치, KLA 등 미국의 반도체 제조 및 테스트기업들은 앞으로 SMIC에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려면 미 상무부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SMIC는 장비의 절반가량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수출이 중단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 26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SMIC 제품이 “중국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라는 (미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위험을 노출할 수 있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SMIC쪽은 이날 중국관영 <글로벌 타임스>를 통해 “SMIC와 중국군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어떠한 군사용 제품도 만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는 2019년 5월 미국 기업들에 대한 화웨이 수출 승인으로 시작해, 2020년 5월 해외 기업들도 미국 기술과 부품을 이용한 제품을 화웨이에 수출할 경우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확대됐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의 기술과 부품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한 제품 일반에 대해 화웨이 수출시 미국의 승인을 받도록 더 확대됨으로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업체들도 화웨이 납품이 중단되는 등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이번 SMIC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제재는 화웨이에 대한 3단계 제재중 1단계와 유사해, 향후 2·3단계로 제재가 강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1·2차 제재는 화웨이 스마트폰용 시스템 반도체에 타격을 준 반면, 3단계는 메모리반도체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내 기업에도 영향이 컸다.

SMIC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 중국 최대의 반도체기업으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시장점유율 4.8%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의 TSMC(51.5%), 삼성전자(18.8%), 미국 글로벌 파운드리, 대만 UMC에 이은 세계 5위의 기업이다.

SMIC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TSMC에서 근무한 리처드 장이 2000년 설립한 중국의 대표 반도체기업으로, 중국의 반도체 공정을 선진화하고 글로벌 격차를 줄여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SMIC는 올해 초 상하이에서 기업공개를 통해 76억달러(약 9조원)를 조달하며 중국에서 지난 10년간 최대 기업공개 사례로 기록됐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 목표를 세운 중국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SMIC를 집중 지원해왔다.

SMIC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처럼 지속 강화될 경우, 파운드리 분야 국내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SMIC향 국내 장비소재업체들의 매출 비중이 극히 미미해 영향이 없는 반면, 삼성전자 등은 (주문 증가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SMIC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을 지연시키겠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우뚝 일어섬)’ 정책을 바꾸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으로서는 반도체 자립없이는 군사적·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의 견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3월 반도체산업 관련 보고서를 펴내 “미국이 반도체 중국 판매를 금지할 경우 미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8%에서 3~5년 사이에 1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며 제재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산업의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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