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들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기업결합(M&A)에 사용한 금액이 1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의 기업결합 규모인 11조7천억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의 위기 상황을 적극적 기업결합을 통한 사업 재편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업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가 16일 공개한 국내 500대 기업(반기보고서 제출 기업 대상)의 기업결합 현황 조사를 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52개 기업이 모두 59조2599억원을 기업결합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가 시작된 올해의 경우 1월부터 8월까지의 기간 동안 기업결합에 사용된 금액은 11조449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11조7784억원과 비슷했다.
출처: CEO스코어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일어난 대규모 기업결합을 살펴보면, 케이비(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에 2조2995억원을 사용했고,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데 2조862억원을 들였다. 넷마블은 코웨이(옛 웅진코웨이)를 1조7401억원에 인수했다. 시이오스코어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결합(M&A)을 통한 사업 재편 등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5년의 기간 동안 기업결합에 가장 큰 투자를 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5년간 기업결합 금액은 10조1154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9조2727억원을 들여 미국 하만을 인수했는데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어 케이비금융(3조5371억원), 롯데케미칼(2조9291억원), 씨제이(CJ)제일제당(2조8924억원), 넷마블(2조8894억원) 등이 지난 5년 동안 기업결합에 큰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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