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 러시아 공장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현대차러시아생산법인(HMMR)이 반독점청에 지엠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인수 신청서를 냈다고 28일 밝혔다. 신청서 제출은 공장 인수를 위한 필수 사전 절차로, 반독점청은 경쟁법 위반 가능성을 검토해 인수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대차의 지엠 공장 인수설이 처음 제기된 지 1년여 만에 본격 시동이 걸린 셈이다. 지난해 8월 현지 언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지엠 공장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현대차 쪽에서 곧바로 부인했지만, 최근 들어 인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독점청 허가를 받는다고 해서 바로 인수하는 건 아니지만, (인수하는 방안을)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강화하고 있는 신흥국 공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현대·기아차는 신흥국 중심으로 증설을 계속해왔다. 기아차는 2016년 멕시코(연산 40만대), 지난해 인도(30만대) 신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25만대) 공장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엠 공장을 인수하면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생산 능력은 최대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엠 공장은 2015년 가동을 중단하기 직전 연간 생산 능력이 10만대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었는데, 지난해엔 24만5000대를 생산했다. 현대위아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4만대 규모의 엔진 공장을 짓고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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