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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애플 자체칩 승부수…아이폰 생태계, 피시로 확장 시도

등록 2020-06-25 05:00수정 2020-06-25 10:57

개발자대회서 ‘탈 인텔’ 선언
반도체 자체 설계·ARM구조 기반
‘애플 실리콘’ 탑재 맥 올안 출시
폰-피시 구조 같아져 효율 기대
칩 성능·개발자 생태계 구축 관건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애플의 ‘심장과 두뇌’를 장착한 온전한 의미의 애플 맥 컴퓨터가 세상에 등장한다. ‘인텔 인사이드’의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애플의 ‘반도체 독립 선언’이자,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PC)의 성공을 개인용 컴퓨터로 확장하려는 야심찬 시도다. 다만 개발자 생태계 구축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맥 컴퓨터에서 역사적인 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온라인 중계된 애플의 연례 개발자대회(WWDC)에서  애플이 영국의 반도체 기업 암(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한 칩을 ‘애플 실리콘’이라 부르며, 이를 탑재한 맥 컴퓨터를 올해 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은 맥 컴퓨터에서 역사적인 날로, 애플 실리콘은 맥을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칩을 애플 칩으로 대체한 맥 컴퓨터 출시 작업은 앞으로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중계된 애플의 연례 개발자대회(WWDC)에서 애플이 설계하고 영국의 반도체 기업 암(ARM)이 제조한 칩 ‘애플 실리콘’을 사용해 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애플 제공.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중계된 애플의 연례 개발자대회(WWDC)에서 애플이 설계하고 영국의 반도체 기업 암(ARM)이 제조한 칩 ‘애플 실리콘’을 사용해 맥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애플 제공.

이날 발표는 애플의 반도체 설계역량이 질적으로 한 단계 올라섰음을 뜻한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출시 때 삼성전자가 설계한 프로세서를 사용했지만, 2010년 출시된 아이폰4부터는 자체 설계한 칩(A4)을 사용하는 등 반도체 설계역량을 꾸준히 키워왔다. 이어 아이폰5s(2013년)에는 동작추적 기능의 64비트 프로세서 A7을 탑재했고 2017년엔 얼굴 인식과 전용 그래픽장치(GPU), 신경망엔진 기능을 갖춘 A11 바이오닉 칩을 활용해 아이폰X을 선보였다. 미국 전문지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애플은 2010년 최초의 칩 제조 이후 10차례에 걸쳐 개선된 칩을 내놓는 데 성공했고 총 20억개 넘는 자체 프로세서를 제조해온 경험을 축적했다. 2008년 팹리스 반도체회사 피에이(P.A.)세미를 인수하고, 아이비엠(IBM)과 인텔을 거친 반도체 설계전문가 조니 스루지에게 하드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을 맡겨 칩 개발을 지휘하게 하는 등 오랜 기간 설계 역량을 키워온 결과다.

애플이 WWDC에서 소개한, 애플 자체설계 칩이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들. 애플 제공.
애플이 WWDC에서 소개한, 애플 자체설계 칩이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들. 애플 제공.

■칩 성능과 개발 생태계가 관건

애플의 반도체 독립 선언이 몰고 올 파장은 적지 않다. 자체 설계 칩을 탑재한 맥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와 같은 구조를 갖게 돼 효율성과 성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단지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 절감 이외에도, 무엇보다 애플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모바일과 피시(PC)에서의 사용 경험을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정보기술 생태계를 지배하는 애플의 잠재력이 더욱 커지는 건 물론이다. 정보기술 분야 전문지 <원제로>는 23일 “애플이 하드웨어 자가생산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인텔 칩셋에 의존하던 때와 달리 애플은 원하는 때 원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된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칩의 성능이다. 애플이 만드는 암 아키텍처의 칩셋은 높은 전력 효율성과 낮은 발열이 특징인데, 고성능을 요구하는 개인용 컴퓨터에서는 그간 성공적이지 못했다. 실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9년 출시한 서피스 프로엑스에 자체 설계한 암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나, 기존의 인텔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는 데다 개발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전용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맥에서도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칩이 탑재된 맥 미니를 포함한 개발자 전환 키트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맥에서도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칩이 탑재된 맥 미니를 포함한 개발자 전환 키트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폰 앱스토어와 같은 개발자 생태계 구축 여부도 ‘애플 실리콘’ 맥 컴퓨터의 성공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생태계 구축 성공으로 형성된 개발 환경을 컴퓨터로 이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개발자들을 위해 올해 말 애플 A12Z 바이오닉 칩으로 구동되는 ‘맥 미니’를 한정 공급하는 게 그 예다(사진). 엠에스 오피스나 어도비 포토샵처럼 수요가 많은 소프트웨어의 경우엔 새로운 맥 컴퓨터용 재설계가 어렵지 않지만, 사용자가 적거나 윈도 혹은 기존 맥 운영체제에 맞춤화된 프로그램들은 전환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호환성 문제가 불거질 여지도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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