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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재용-정의선 첫 단독회동…전기차 배터리 협력 시동거나

등록 2020-05-13 17:59수정 2020-05-14 02:41

한국판 뉴딜 흐름속 ‘빅2’ 협업 주목

정의선 부회장이 천안 삼성SDI 찾아
리튬 대체할 차세대 ‘전고체전지’
개발 현황·협력 가능성 논의

삼성 전고체전기 아직 개발 단계
현대차는 엘지화학서 납품받아와
구체 협력까진 시간 걸릴 듯

이재용 ‘총수 역할’ 과시 행보 분석도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3일 만나 전기자동차 차세대 전지에 대해 논의했다. 국내 1·2위 재벌 총수 두 사람이 사업상 목적으로 공식 만남을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과 현대차가 미래차 시장에서 전격 협업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내세워 재벌들의 대규모 투자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이후 자신의 역할을 안팎으로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양쪽 기업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오전 충남 천안 삼성에스디아이(SDI) 사업장에서 만나 사업장 내부를 둘러보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쪽에서는 전영현 삼성에스디아이 사장과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이, 현대차 쪽에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동행했다. 정 부회장이 직접 삼성 사업장을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양쪽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일본연구소가 공동연구하고 있는 전고체전지 기술 개발 현황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주행거리가 400㎞ 안팎으로 짧을 뿐만 아니라 화재 등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전지 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전고체전지는 안전성과 성능 모두의 측면에서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전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종합기술원은 최근 1회 충전에 최대 800㎞ 주행할 수 있는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만남에 참석한 한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전지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다”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삼성을 전지 분야의 미래 파트너로 삼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차와 삼성도 여러 차례 기술 협력을 해왔지만, 전기차의 핵심인 전지만큼은 예외였다. 그동안 현대차는 엘지(LG)화학에서, 기아차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전지를 공급받아왔다. 반면 삼성에스디아이는 베엠베(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해왔다. 이번에 전지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면 미래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다만 양쪽 기업은 당장 구체적인 수준의 협력 방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주로 각형 전지를 생산하지만 현대차는 이제까지 파우치형을 써왔다. 현대차가 파우치형을 고수한다면 삼성에스디아이가 생산 공장을 새로 만드는 수준의 투자를 감행해야 협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리튬이온전지가 최소한 2025년까지는 주류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점도 변수다.

삼성 관계자는 “일단 전고체전지 자체가 지금은 요소기술 수준이어서 아직 제품으로는 구체화돼 있지 않다”며 “또 각형에서 파우치형 전지로 전환하려면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새로 해야 할 텐데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만에 하나 삼성 전지를 쓰게 된다고 하더라도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각형 전지를 쓰려면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다르게 해야 해서 협력 시기는 빨라야 2028년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경제개혁연대 부소장)는 “최근 대국민 사과는 삼성이 그간 잘못했던 부분을 총수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덮겠다는 메시지”라며 “이번 회동도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는 총수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재연 송채경화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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