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이 2분기 체감 경기를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까지 낮게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일~13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보다 18포인트 떨어진 57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5)에 근접한 수치다. 2009년 1분기(24포인트) 이후 낙폭도 가장 컸다. 지수가 100 이하면 지난 분기에 견줘 다음 분기에 경영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활동에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은 71.3%나 됐다. 구체적 이유로는 복수 응답으로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 조달의 어려움(29.4%)’ 차례였다.
과거 경제 위기 때와의 비교와 관련해선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다’가 41.4%로 가장 많았고 ‘그때보다 더 힘들다’는 답변도 35.6%나 됐다. 2008~9년 금융위기와 어려움을 비교하면 지금이 당시와 ‘유사하다’가 41.8%, ‘더 크다’가 41.4%였다.
지역별로 보면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제주에서 경기전망지수가 43으로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발병률이 높은 대구(50), 경북(51) 등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지난 3월 기준으로 조사해 발표한 4월 업황전망지수는 53으로, 이번 대한상의 조사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바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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