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대응 마련을 위한 재계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 사업 전략의 전면 재검토도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일본에 체류 중인 신 회장은 지난 24일 임원진과의 화상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체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해서 체크하고 사업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올해 2·3분기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요할 경우 그룹 경영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서 코로나19 이후의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도 지난 23~24일 화상회의를 통해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업종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앞으로도 재발 우려가 큰 위기 상황으로 진단하며 “기업이 새로운 안전망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에스케이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기업이 더욱 단단하고 체계적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관행과 시스템 등을 원점에서 냉정하게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삼성의 연구원을 찾아 위기 극복과 미래 기술을 논의했다고 삼성전자가 밝혔다. 이 부회장은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연구진들과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등 미래 기술을 논의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한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지에스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 해소를 위한 15개 산업 분야의 54개 과제를 정부 등에 제안했다. 전경련은 대형마트 휴일 영업을 허용하고 주52시간 근로에 예외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최소 2년 동안 유예하고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하자고 요구했다. 전경련은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적용 대상을 늘리고 주식 반대매매를 일시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형 신민정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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