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 Violet) 공정을 적용한 디(D)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디램은 피시(PC)나 서버의 임시 기억장치로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램 제품부터 극자외선 공정을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5일 “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나노미터(㎚)급 디디아르4(DDR4·Double Data Rate 4) 디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1㎚는 10억분의 1m로, 사람 머리카락 1만분의1 굵기다. 1세대 10나노급 디램은 삼성전자가 2016년 처음 양산하기 시작해 현재 고객사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제품이다.
극자외선 공정은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릴 때 불화아르곤 대신 빛으로 그리기 때문에 더 미세한 작업이 가능한 방식이다. 회로를 새기는 ‘멀티 패터닝’ 공정도 줄여준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적용하면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이면서 정확도를 높이게 돼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4세대(1a) 10나노급 디램’ 양산에 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양산에 성공하면 1세대 디램보다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2배 높일 수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디램 개발실 부사장은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 공정을 디램 양산에 적용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한발 앞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도 혁신적인 메모리 기술로 차세대 제품을 선행 개발해 아이티(IT)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