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항공사 긴급 안전점검 회의에서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에게 항공안전 강화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9개 국내 항공사에 항공안전감독관을 투입해 연말까지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최근 균열이 발견되고 있는 보잉737 기종도 이른 시일 안에 긴급점검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3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2층 대회의실에서 국내 9개 항공사 운항·정비본부장 등과 함께 ‘긴급 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최근 제주항공의 김해공항 회항, 대한항공의 연료밸브 고장에 따른 지연 운항, 티웨이의 이륙 중단, 아시아나항공 시운전 중 화재 등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11월부터 9개 항공사에 항공안전감독관을 투입해 △조종사 비상대응훈련 △반복고장 발생하는 기종·부품 정비 방식 △비상시 운항통제 절차를 우선 점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항공사 위험요인 경감조치 등 안전관리시스템(SMS) 이행실태 △승무원 휴식시간과 항공신체검사 운영실태 △비상시 기장과 객실승무원 간 상황전달체계 등을 추가 점검하게 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동체와 날개 연결 부분에서 균열이 발견되고 있는 보잉737-엔지(NG) 기종 점검 대책도 마련됐다. 보잉의 소형기인 737-엔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주력 기종으로, 제주항공·티웨이·이스타·진에어가 보유한 항공기의 85~10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해당 기종 150대 중 9대(대한항공 5, 진에어 3, 제주항공 1)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행이 정지된 상태다. 3만회 이상 비행한 42대에 대해 내시경 등을 이용해 정밀검사한 결과다. 새달 초 보잉 기술진이 들어와 이들 비행기를 수리하면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최종 확인한 뒤 운항 재개를 결정할 계획이다. 애초 5개월로 잡았던 2만2600회 이상 비행한 22대에 대한 점검은 11월 안에 마무리하고 나머지 86대도 시기를 앞당겨 점검하게 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기도 기계이니 고장 날 수도 있다’는 식의 안일한 자세야말로 안전불감증의 전형이며 이제는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며 “정부는 최근 발생한 안전장애에 대해 사실조사에 착수했고 조사 결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 등 엄정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