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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다시 불붙는 경유세 인상 논쟁…“미세먼지 대책으로 한계 또렷”

등록 2019-03-21 15:16수정 2019-03-21 17:23

정부 경유세 인상 움직임에 관련 논쟁 불 붙어
“경유세 40% 올려도 미세먼지 저감 1.3% 불과”
“클린 디젤 정책 10년만에 페널티 주는 것 모순”
“환경기술 개발 통해 2040년까지 10%까지 감축”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라며 경유차 감축 로드맵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올 2월 기준 경유차는 998만대가 등록돼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라며 경유차 감축 로드맵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올 2월 기준 경유차는 998만대가 등록돼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범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가운데 경유세 인상을 둘러싼 논쟁도 점차 가열되고 있다. 앞서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위가 지난달 활동을 마무리하며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조정하라고 권고한데 이어,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6일 “휘발유와 경유 상대가격 조정(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검토해야 할 대상”이라고 언급하면서다.

조세정책학회와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실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세먼지 해소, 경유세 인상이 해법인가?’ 토론회를 열어 경유세 인상과 미세먼지 저감의 효과에 대한 논의를 소개했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김갑순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 해소 대책으로는 하책에 불과하다”며 “미세먼지 배출원별 배출량 및 기여율 자료를 보면, 제조업 연소 및 비산먼지, 건설기계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5년 미세먼지 배출원별 배출량 및 기여율’ 자료를 보면, 제조업 연소가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의 37%를 차지하고 이어 비산먼지(17%), 비도로이동오염원(14%) 등이 뒤따랐다. 경유차 등 도로이동오염원의 배출량은 9%에 그쳤다.

이어 김 교수는 “경유세를 40% 올려도 미세먼지는 1.3% 감소하는 데 그치고 경제활동이 위축돼 국내총생산이 0.2% 감소할 것”이라며 “경유세 인상은 금연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난 2015년 담뱃세 인상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7년 조세재정연구원 등이 공개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합리적 조정방안 검토’ 보고서의 시나리오별 미세먼지 저감 효과. ※ 그래픽을(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성장’을 추진하며 디젤 승용차 보유를 권장했던 정책 기조와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클린 디젤’ 정책으로 한국의 경유차 비중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기준 경유차는 993만여대로 전체 승용차 대비 비중이 2012년에 비해 6.4%포인트 높아졌다. 선우영 건국대 교수(환경공학)는 “한때 정부가 장려했던 디젤 승용차 사용에 대해 경유세 인상으로 페널티를 주는 것은 바람직한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며 “더구나 운행중인 경유차 중 대부분이 생계형 화물차로 경유세가 인상되더라도 운행을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디젤 승용차 구입을 권장했던 정부가 불과 10년만에 오히려 연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뜻이다. 또 산업용 화물차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징벌적인 의미로 경유세를 인상하는 것 역시 정책 수단이 상충하는 모양새다.

경유세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경유차 구매의 유인을 줄인다는 점에서 효과 자체를 무시할 순 없다”면서도 “경유차라고 해도 차량 연령이 낮거나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부착되는 등 신기술이 적용돼 미세먼지 발생이 적은 경우도 있는데 경유세를 (일괄) 인상할 경우 이런 차량이 무차별적으로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배충식 교수(기계공학)는 적극적인 환경기술의 개발과 지원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014과 2015년 경유차 등록대수가 각각 9%씩 증가했지만, 도로이동오염원에 의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5%씩 감소했다는 관측 결과에 따라, 기술 개발을 통한 미세먼지의 저감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경유 품질 개선과 신규 경유차 개발을 통한 노후 경유차 대체 등으로 2040년까지 수송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현재의 10% 이하로 저감할 수 있다”며 “디젤 연료의 규제와 제재보다는 연구개발과 기술개발, 신규 차량 보급 정책이 실질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에도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경유세 인상을 검토한 바 있다. 기재부는 당초 환경부 등과 논의를 통해 휘발유와 경유 상대가격을 조정할 방침이었지만, 경유차가 생계형 운송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는 점 등을 이유로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서민층에 대한 사실상 증세라는 ‘조세 저항’을 우려한 정책 결정이었다.

현재 한국의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은 100대85(유류세 인하 효과 제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00대93보다 조금 낮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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