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12년 만에 3만달러대…환율 하락에 전년보다 5.4% 늘어
명목 GDP는 1조6198억달러…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1% 그쳐
명목 GDP는 1조6198억달러…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1% 그쳐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349달러로 집계됐다.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에 3만달러 선을 넘어섰지만, 실질 소득증가율은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5일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내어 “2018년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 늘어난 1782조3천억원,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환율 하락(연평균 -2.7%) 영향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한 1조6198억달러로 집계됐다”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449만4천원으로 2.5% 늘었고, 달러화 기준으로는 3만1349달러로 5.4% 증가했다”고 밝혔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6년 2만7681달러, 2017년 2만9745달러로 집계돼 지난해엔 3만달러 돌파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환율 하락 영향으로 단번에 3만1천달러대로 뛰었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아쉬운 대목이 많았다. 우선, 국민총소득은 국내총생산에서 외국인에 지급한 소득(국외지급요소소득)을 빼고 내국인이 외국에서 받은 소득(국외수취요소소득)을 더한 값인데, 지난해에는 국외지급요소소득이 1조2천억원 더 많아 국내총생산 증가율(3%)보다 낮은 2.9% 성장에 그쳤다. 이른바 ‘아이엠에프(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일어났던 1998년(-1.9%) 이후 최저다.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조건 등을 반영한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1%로,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0.1%) 이후 최저였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7%였다. 2012년(2.3%) 이후 최저다. 지출항목별로는 소비와 수출이 호조를 보였으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저조했다. 민간소비(+2.8%)는 2011년(2.9%) 이후 7년 만에, 정부소비(+5.6%)는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지만, 건설투자(-4%)는 1998년(-13.3%) 이후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1.6% 줄어 2009년 (-7.7%) 이후 가장 낮았다. 명목 국내총생산을 실질 국내총생산을 나눠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디피 디플레이터는 0.3%로 전년(2.3%)보다 크게 낮아졌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최종소비지출을 제외한 총저축률은 34.8%로 전년보다 1.4%포인트 낮아졌고, 국내총투자율도 전년(31.2%)보다 0.8%포인트 낮아진 30.4%로 집계됐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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