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전산업 생산과 투자가 한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 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10월보다 0.7% 줄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5.2%)와 통신·방송장비(-14.4%)가 감소세를 주도해 전달보다 1.7% 줄었고, 서비스업도 금융·보험(-3.5%), 부동산(-3.5%) 등이 부진해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수요가 줄어든 점과 최근 주식·부동산 거래 감소 등이 두루 영향을 끼쳤다.
설비투자도 낙폭이 컸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 줄었다. 올해 6월 7.1% 줄어든 뒤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설비투자는 9월과 10월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대규모 반도체 설비 등 일부 대기업의 투자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부진한 평소 흐름으로 돌아간 셈이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 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 이상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 하락한 98.2를 기록했다. 8개월째 뒷걸음질 중이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 줄어 98.6이었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경기가 부진하다는 뜻이다.
반면 소매판매는 두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는 9월 -2.0%를 기록한 뒤 10월 0.2%, 11월 0.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3.3%)의 판매 증가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1%)의 판매가 늘어난 덕이었다. 소매업태별로는 전문소매점(-2.5%), 대형마트(-6.3%), 백화점(-4.0%) 등은 줄었고, 면세점(20.5%), 편의점(5.6%), 인터넷쇼핑 등 무점포 소매(9.6%)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달 광공업·서비스업 생산 모두 감소해 전체 생산이 감소로 전환했다”며 “소매판매는 증가했지만, 설비·건설 투자가 좋지 않은 탓에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한해 동안 한국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던 수출은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28일 오전 11시12분 기준으로 연간 누계 수출액이 6천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세계 7번째로 수출 6천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산업부는 “내년도 수출 여건은 주요국 경제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정책 역량을 결집해 2년 연속 수출 6천억달러 달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현웅 홍대선 기자
goloke@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