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채용기업 박람회에 참석한 이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
지난해 새로 일자리를 찾은 중장년 임금노동자 3명 가운데 2명은 한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기준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중장년(40~64살) 가운데 등록취업자(사회보험 등 행정자료로 파악할 수 있는 취업자)는 1208만8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26만명 늘어났다. 올해 처음 발표된 중장년층 행정통계는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인 중장년층의 고용·소득 상황과 노후 대비 등을 알아보기 위해 행정자료를 종합해 집계한 통계다.
중장년층에서 2016년 10월~2017년 10월 사이 새로 취업한 이들은 133만1천명이었다. 통계청은 “중장년이라는 연령 특성으로 봤을 때 일자리를 잃었다가 재취업한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임금 파악이 가능한 70만8천명의 월평균 임금은 208만1천원이었다. 특히 월 200만원 미만 월급을 받는 비중은 66.9%에 달했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경력단절 이후 기존에 받던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일자리가 없었던 이들이 이전 직장에서 받았던 평균 월급이 259만2천원으로 중장년 새 일자리보다 51만1천원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중장년의 재취업이 임금 감소를 동반했던 상황이 좀 더 명확히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절반 넘는 중장년 노동자의 근속기간이 3년에 미치지 못해 일자리 안정성도 취약한 모습이다. 중장년 임금노동자 가운데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비중은 32.7%, 1년에서 3년 미만인 경우는 21.9%였다. 한 직장에서 3년도 일하지 못하는 중장년 노동자가 54.6%에 이른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임금노동자 평균 근속기간은 6년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다수 노동자가 3년 미만에 포진해 있고 일부 노동자는 아주 긴 근속기간을 보이는 일종의 근속기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근로·사업소득)은 3349만원으로 한해 전보다 4% 늘었다. 중장년층 가운데 금융권에 가계대출 잔액이 있는 이들은 55.2%로 절반을 넘었다. 이들의 가계대출 잔액(중앙값)은 3911만원으로 한해 전보다 7.7% 늘었다. 특히 임금노동자보다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가 빚은 더 많았다. 비임금노동자 소득은 2846만원으로 임금노동자(4160만원)보다 크게 적었지만, 가계대출 잔액은 5654만원으로 임금근로자(4448만원)의 1.3배 수준이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