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를 마친 뒤 창동예술촌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김경년 창동예술촌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듣으며 걷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2022년까지 기존 제조시설 3만곳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내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절반을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설비 운용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불투명한데다 기업의 투자 수요·여력에 대한 기초 조사 없이 나온 목표여서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산자원부 등 9개 정부 부처는 13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제단체 대표와 대·중소기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홍종학 장관은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목표를 기존 2만개에서 3만개로 확대해 제조업 중소기업 50%의 스마트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1조원, 기업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각각 5천억원 등 모두 2조원의 투자자금 대출재원을 마련하고 펀드 3천억원을 따로 조성해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에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대 1 비율로 지원금을 분담하는 ‘지역주도형 중소기업 지원모델’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운영인력 양성규모를 애초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에 ‘스마트공장 거점 특성화고’ 20곳을 지정하고, 산학융합지구 대학이 실습 중심 교육공간과 장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기술분야의 자격증 취득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홍 장관은 “그동안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면서 나타난 민간중심의 스마트공장 구축 생태계 조성, 지역주도 보급체계 등의 성과를 거뒀다.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스마트공장 경험을 가진 대기업, 실력있는 중소기업, 수준 높은 인재를 모두 가진 국가로서 스마트 제조혁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국 산업단지를 스마트 제조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에 국가산업단지 2곳을 ‘스마트산업단지’로 지정하고 2022년까지는 10곳으로 늘리로 했다. 성 장관은 “동일한 업종의 기업과 학교, 연구소가 모여 있어 두터운 신뢰관계와 협업 경험을 형성하고 있는 산업단지에부터 제조혁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스마트산단 선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고회가 끝난 뒤 스마트공장 전환을 추진중인 창원의 가전부품 업체 삼천산업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보고회에서는 “제조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제조업 강국으로 재도약할 때”라며 “혁신성장과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제조혁신은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정부의 스마트공장 확산 전략과 목표는 지난 3월 목표치를 대폭 상향한 것이다. 스마트공장 수는 3만개로 1만개 늘었고, 제조 중소기업 스마트화율은 30%에서 50%로 높였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이 본격화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건수가 연평균 1500개 안팎이다. 이번에 상향된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는 해마다 6천여개씩 늘어나야 한다.
문제는 스마트공장 수요에 대한 엄밀한 조사와 실태파악, 투자 재원과 운영인력 확보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는 “정부가 목표 수치를 정해놓고 균등하게 지원하는 방식의 스마트화 전략은 비효율적이고 정치공학적 접근이다. 정책 추진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