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만4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만 보면 지난 7~9월에 견줘 다소 나아진 모습이지만 고용률이 9개월 연속 하락 하는 등 전반적인 고용악화는 이어졌다. 특히 최근 증가 추세였던 직원을 둔 자영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며, 주력 제조산업 위기가 자영업을 비롯한 민간 서비스업 고용 감소로 번지는 모습도 한층 뚜렷해졌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9만명으로 한해 전보다 6만4천명 증가했다. 7월(5천명)과 8월(3천명), 9월(4만5천)에 견줘서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소 개선됐다. 다만 15살 이상 인구대비 취업자 수를 나타내 실질적인 고용상황을 따져볼 수 있는 고용률은 66.8%로 한해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 감소세는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세계금융위기 때인 2008년 1월~2010년 3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생산가능인구(15~64살) 고용률도 61.2%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세 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0만1천명 감소한 것을 비롯해 비임금근로자가 13만5천명 줄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던 직원을 둔 자영업자도 4천명 감소로 돌아섰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 6월 7만4천명까지 증가한 바 있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취업자 증가폭을 줄여오다 이번에 감소로 돌아섰다. 일회적인 현상이라기보다 추세적으로 이어진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가 심화한 결과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숙박·음식점업 등 취업자 감소가 계속되며 직원을 둔 자영업자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한해 전보다 9만7천명 줄며, 전달(-8만6천명)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또다른 대표적 자영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 역시 10만명 줄었다. 제조업 생산과 관련 있는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는 8만9천명 감소했다. 주력 제조산업의 침체가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며 민간 서비스 업종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에도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만5천명 줄었다.
20대 후반 청년 고용률은 상승하는 반면, 40대 중년층을 중심으로 고용률 감소가 나타나는 모습도 반복됐다. 40대 고용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빈현준 과장은 “도소매업, 제조업 등 고용악화가 나타나는 업종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처럼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업종까지 대부분 업종에서 40대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40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고졸 비율,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 시기에 불안정한 일자리로 첫 직장을 구했던 상황 탓에 경기 둔화 때마다 영향을 크게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부분 첫 직장을 구하는 시기에 놓인 20대 후반(25~29살) 고용률은 지난해 10월보다 1.1%포인트 늘어난 70.2%를 기록하며 1982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10월 취업자 수가 9월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상황 등 고용통계 변화를 잘 분석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을 치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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