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를 겪은 전북의 서비스업 생산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선업 침체를 겪고 있는 경남·울산에서도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지표가 나란히 하락했다. 제조업 위기로 인해 소비여력이 줄어든 여파가 소비와 관련이 깊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경기 악화로까지 번지고 있는 셈이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전북의 지난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6% 감소했다. 전북의 서비스업 생산이 줄어든 것은 이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전북의 서비스업 생산 감소는 지역경제를 이끌던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가 지난해 가동 중단한 데 이어 지난 5월 말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까지 겹치며 나타난 결과다. 전북의 서비스업 생산은 1%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해오다가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폐쇄가 있었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하며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는 0.1~0.4%의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지난 5월 말 지엠 군산공장 폐쇄까지 겹치자 서비스업 지표가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통계청은 “조선산업도 지역을 이끄는 산업이었지만 자동차 산업은 특히 전반적인 경기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제조업 생산 위축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소비여력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서비스업까지 동반침체를 겪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북의 3분기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 감소했다. 추세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데다 지역경기의 타격을 크게 받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3.8% 줄고, 대형마트 판매도 4%나 감소한 영향이다. 서비스업종 가운데서도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소매업이 2.4% 줄어 전체 서비스업 생산을 0.44%포인트 끌어내렸다.
제조업 침체와 이로 인한 서비스업 생산지표 하락은 조선업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경남과 울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조선산업 침체로 고용·산업 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거제·통영·창원 진해구 등이 포함돼 있는 경남의 경우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0.8% 감소했다. 소비 침체와 관련이 깊은 도·소매업이 2.9% 줄어 전체 서비스업 생산 지표를 0.57%포인트 끌어내렸다. 마찬가지로 조선업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울산의 경우 3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대형마트(-5.6%), 백화점(-3.5%) 등을 중심으로 1.2% 줄었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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