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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카풀-택시 갈등’ 1년…진통 이면에 “관료들 폭탄 돌리기”

등록 2018-10-24 18:50수정 2018-10-25 01:11

“공유경제는 가야 할 길”이라면서
관계장관회의까지 열고도
“더 설명 안 하겠다” 입 닫아

김동연 경제부총리조차
국토부 입장 파악 못한 듯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후배관료 생각해 현안 매듭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한겨레 자료사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가 공유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도 ‘카풀’(승차공유) 등 현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여전히 모호한 태도에 머물고 있다.

2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 라운드테이블’ 비공개 토론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김정렬 국토부 2차관에게 “카풀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이 궁금하다. (국토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해줄 수 있겠나”라고 질문했다.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주제로 한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교통·숙박 공유 관련 전문가, 업계 관계자 십여명이 참석했다.

같은 날 라운드테이블이 열리기 직전 김 부총리 등은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교통·숙박 부문 규제를 혁신해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해당 부분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한 채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고 예를 들어 설명하면 여러 가지 다른 어려운 일이 있을 수 있어서 더 설명 안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특히 최근 택시 파업으로 사회적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른 카풀(승차공유)과 관련한 대응책에 대해서는 “연내에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관계장관회의 직후 열린 라운드테이블 상황까지 종합하면, 이처럼 두루뭉술한 답변의 원인은 기재부와 국토부 사이의 의견 조율이 원만치 않은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교통분야 규제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택시업계와 신산업 사업자들 사이의 합의를 도출하고자 물밑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9월 들어 택시업계가 “카풀을 전면 금지해달라”는 입장을 굳히며 단체 행동에 돌입하자, 카풀과 관련한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비공개 토론에서 김 부총리가 한 질의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 사이 갈등이 커서 관료들이 정치적 책임을 지기 힘든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인 ‘우버’가 한국에 진출한 게 5년 전인 2013년이고, 국내 승차공유 스타트업과 택시업계 간 갈등이 빚어진 지도 1년을 넘겼다는 점에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의) 실무 관료들이 ‘내가 보직을 맡은 1~2년 동안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태도로 ‘폭탄 돌리기’를 하지 말고, 후배 관료들을 생각해 현안에 대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승차·숙박공유 관련 사업자들은 정부에 “공유경제 전반에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네거티브 규제 방식(선 허용, 후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 국회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법·지역특구법 등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모빌리티 분야 사업자 일부는 “국내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하려고 하다보면 갈등이나 논란의 주인공이 될까봐 제대로 일을 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된 첫 사례가 모빌리티, 승차공유 분야에서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사업자 일부는 또 “플랫폼 노동에 종사할 사람들을 위한 소액단기보험 도입이 필요하다” 등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함께 전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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