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이동통신 3사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 6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34개가 출고가 1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4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이후 플래그십 단말기 출고가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출고가가 가장 높은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 X(155만 원대)였다. 다음 달 국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 XS 맥스의 출고가가 200만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곧 ‘스마트폰 200만원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크다.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 점유율이 41.9%로 가장 높은 에스케이(SK)텔레콤이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가격대·기간별 판매량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출고가 6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2.2%에서 같은 해 4분기 63.7%로 11.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중가(40만~60만원)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15.3%에서 10.2%로, 저가(40만원 미만)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32.5%에서 26.0%로 모두 줄었다.
2017년 분기별 가격대별 플래그십 단말기 판매 비중. 출처: 박광온의원실, 방송통신위원회, SKT (이동전화 판매 기준)
특히 고가 스마트폰 가운데서도 100만원 이상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시기별로 보면 100만원 이상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3.5%에서 39.9%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에스케이텔레콤에서 스마트폰을 산 사람 100명 가운데 40명이 100만원 이상짜리 스마트폰을 샀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90만 원대 스마트폰 판매 비중도 5.2%에서 19.0%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2017년 1분기에 고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 26.3%로 1위를 차지했던 80만 원대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은 같은 해 4분기 1.8%로 급감했다. 박광온 의원은 “2017년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 플래그십 67개 모델 가운데 80만 원대가 7종에 불과했다”며 “스마트폰 제조사가 80만 원대 제품 출시를 줄이고 신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자꾸 올린 탓“이라고 풀이했다.
박 의원은 또 “선택약정률 상향, 취약계층 요금감면 확대, 알뜰폰 지원 등 그간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 정책은 통신사에만 집중됐다”면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등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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