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경기 둔화세 뚜렷
동행지수 다섯달째 감소
선행지수도 석달째 감소
“경기부양 요구 높아질 상황”
경기 둔화세 뚜렷
동행지수 다섯달째 감소
선행지수도 석달째 감소
“경기부양 요구 높아질 상황”
8월에 산업 생산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소비는 제자리걸음이고 설비투자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고용상황과 맞물려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 생산은 7월에 견줘 0.5% 증가했고, 소비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는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모두 전달에 견줘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또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석달째 감소세다.
통계청은 통상 경기전환 국면을 판단할 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기준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왔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6개월 연속 하락한다면 중요한 신호로 보는데, 공식적으로 경기국면 전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등 다른 지표도 추가적으로 검토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8월에는 반도체 등 움츠러든 투자 지표가 확연했다. 설비투자 부문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4.6%)는 증가했으나,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기계류(-3.8%)가 줄면서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건설기성은 건축(-1.7%) 및 토목(-0.1%) 공사 실적이 줄어 전달에 견줘 1.3% 감소했다. 어운선 과장은 “반도체 업체의 설비 증설이 올해 1분기까지 대규모로 진행됐는데 여기서 빠지는 부분을 다른 산업이 받쳐줄 수 있느냐가 불투명하다. 자동차·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이 구조조정중이어서 신규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는 신발과 가방 등은 줄었지만 통신기기·승용차 등의 판매가 늘어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날 발표된 9월 자동차 판매 통계를 보면 소비를 지탱했던 자동차 판매 역시 후퇴한 것으로 나왔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내수 판매는 17.5% 감소했고, 수출도 줄었다. 권순우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내수호조와 조업일 감소라는 이슈로만 여기기엔 부진의 폭이 크다. 장기화될 경우 경기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보형 케이이비(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이전보다 진폭과 주기가 짧아져 논란이 있지만, 경기 흐름상 지난해가 좋았기 때문에 올해 경기 둔화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출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여건이 좋지 않고, 소비도 가계부채와 노령화에 따른 저축 부담때문에 경제를 강하게 이끌기 힘든 상태”라며 “투자 역시 기업들이 지난해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에 설비투자를 많이 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를 뒷받침하는 투자와 소비라는 양대 축이 모두 흔들리면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수출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기에 대한 체감은 매우 낮은 편”이라며 “국내 수요가 매우 부진하기 때문인데, 앞으로 구조조정보다는 경기부양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혁신성장을 가속화하는 한편, 수요 측면의 재정을 보강하고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대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4조원과 기금사업확대·공기업 투자·정책금융지원 확대 등에 3조3천억원을 쏟을 계획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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