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지정하고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대폭 강화한 지 1년 만에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은 ‘8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8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달보다 5조9천억원이 늘어난 803조원이었다. 6월(5조원), 7월(4조8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고 지난해 11월(6조7천억원) 이후 최대였다. 가계부채가 한창 늘어나던 지난해 8월(6조6천억원), 2017년 8월(8조6천억원)에 비해서는 작은 증가폭이지만, 2010~2014년 8월 평균 증가액 3조1천억원의 두배 가까운 규모다.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3조4천억원 늘었다. 역시나 6월(3조2천억원), 7월(3조1천억원) 증가폭을 상회했고, 지난해 7월(4조8천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한은 금융시장국 나영인 과장은 “(요즘 폭등한) 부동산 거래가격보다는 거래량이 늘어난 게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발표된) 8월 신고분은 전달 거래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고, 집값 오름세가 반영된 (8월치) 것은 좀 뒤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7월 5천~6천호 수준에서 8월 7천호로 늘었다.
기타대출도 전달(1조7천억원)보다 많은 2조5천억원이 늘었다. 한은은 “여름 휴가철 자금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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