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일 대전광역시 케이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4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 개회식에서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공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승차공유’(카풀)와 관련해 해커톤(마라톤 회의)을 열어 “특정 시간·지역에서 택시 공급이 충분치 않아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 4~5일 대전광역시 케이티 인재개발원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티원모빌리티 등 산업계,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 등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의 관계자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제4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을 열었다. 이번 해커톤의 의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교통서비스 혁신 방안’,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 허용’,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 그레이존 해소’ 등 3가지였다.
승차공유 관련 합의는 지난해 11월 위원회가 승차공유(카풀) 관련 규제 완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해 당사자인 택시업계의 불참으로 한 차례 논의가 무산된 뒤 10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택시업계가 불참해 ‘반쪽짜리’ 합의에 그쳤다. 장병규 위원장은 택시업계의 해커톤 불참과 관련해 “지난 10개월 동안 택시업계와 7차례 대면회의, 30여 차례 유선회의를 통해 참여를 요청했다. 그 결과 택시업계도 8월16일 사전회의에선 이번 해커톤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이후 다시 불참 입장을 밝혔다”며 “안타깝지만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는 지난달 22일 “생존권 침해”를 이유로 “카풀 합법화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참석자들은 특정 시간·지역에서 발생하는 택시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또한 소비자의 여러 욕구를 반영할 수 있는 택시 부가서비스 도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택시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실효성 있는 평가와 인센티브 제공, 소비자에게 택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일 등이 논의됐다.
장 위원장은 “위원회는 정부부처의 정책을 자문·조정하는 곳이라서 이해관계자 설득에 한계가 있다. 결국 규제 권한을 쥔 주무 부처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국토부·서울시 등이 교통서비스에 대한 장기 계획을 갖고 택시업계의 대화 참여를 이끌어낼 것을 요청했다. 위원회는 이날 내국인의 공유숙박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정부, 업계, 플랫폼 사업자 간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당뇨 렌즈 같은 융복합 의료제품의 물품 분류와 인허가 지원을 전담하는 기구를 2019년까지 식약처 안에 마련하기로 하는데도 합의했다.
한편, 카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현행 법은 카풀을 출·퇴근 시간대에 허용하는데, 기준이 모호하다. 국토부와 국회에 정확한 시간대를 지정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며 “위원회 해커톤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대화 채널이 분산되면 혼란만 커질 것 같아서다. 위원회 합의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는 업계에서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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