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수입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7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전달보다 20%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2018년 7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경상수지는 87억6천만달러 흑자로 2012년 3월 이후 77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커지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7월(72억5천만달러), 올해 6월(73억8천만달러)보다 흑자폭이 20% 이상 커졌다.
상품 수출은 지난해 7월보다 14.8% 늘어난 540억6천만달러, 수입은 16.8% 늘어난 426억3천만달러로 집계돼 상품수지는 114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은 “수출은 반도체 시장 호황과 세계 교역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수입은 유가 등 원자재 단가가 오르면서 각각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수출의 경우 석유제품(45.4%), 철강제품(32.8%), 반도체(31.1%) 등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선박(-73.6%), 가전제품(16.2%), 승용차(-13.8%) 등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국, 중남미, 동남아, 중동 지역 등은 20%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유럽연합(EU·7.1%)과 미국(8.8%)은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미약했다. 수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원유(63.2%), 가스(31.6%), 석유제품(86.2%) 등을 중심으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자료: 한국은행(※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서비스수지는 31억2천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7월(32억9천만달러 적자), 올해 6월(24억5천만달러 적자)에 비해 약간 개선됐다. 출국자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입국자수가 늘어난 결과 여행수지 적자폭이 지난해 7월 17억9천만달러에서 14억8천만달러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7월 출국자수는 250만명으로 지난해 7월(239만명)보다 4.4% 증가했지만, 입국자수는 126만명으로 지난해 7월(101만명)보다 24.4% 증가했다. 특히 중국인(28만명→41만명)과 일본인(17만명→23만명)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한은은 “중국의 사드 관련 조치에 따른 기저효과, 대북리스크 완화에 따른 우호적인 방한 여건 조성 등으로 중국·일본인 입국자수가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6억8천만달러 흑자였던 본원소득수지(급료·임금·투자소득)는 직접투자 배당수익과 기관투자가의 채권투자 이자수입 등이 늘면서 12억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해운업계 경쟁 심화에 따라 운송수지는 지난해 7월보다 20% 이상 늘어난 5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노충식 금융통계부장은 “(한은의) 7월 경제전망 때 상품수출은 세계 교역량 회복세 지속 등에 힘입어 양호한 증가세 이어나가고, 서비스 수출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개선되지만 적자는 지속되고, 운송수지도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국제수지는 당시 예상한 결과 그대로다. 8월 상황도 비슷할 것 같다. 세계 교역 증가율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분쟁으로 조금 영향을 받긴 하겠으나 갑자기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