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양성평등 의식과 사회참여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행복감은 커졌지만, 아침을 거르는 학생과 비만율이 늘어나는 등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악화됐다.
26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청소년통계’를 보면, 지난해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과 중·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 95.5%가 ‘남자와 여자는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그렇다’고 답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93.9%)에 견줘 1.6%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사회 전반적인 양성평등 의식 확산이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를 기준으로 한 학업성취도면에서 여학생들은 이전에도 상대적으로 높았던 읽기 성적 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성적에서도 남학생들을 앞질렀다.
‘청소년도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는 지난해 87.6%의 청소년이 ‘그렇다’고 답해 청소년 사회참여에 긍정적인 학생들이 전년보다 5.8%포인트 늘었다. 반면 ‘청소년은 결정능력이 부족해 부모님이나 선생님 생각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에는 부정적인 응답을 한 학생이 70.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체적인 결정과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청소년들에게 일반적인 삶의 태도로 자리잡은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19살 투표율이 77.7%로 2007년(54.2%), 2012년(75.8%)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도 이같은 의식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감은 다소 나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중·고등학생 가운데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율은 37.2%로 집계돼 2007년(46.5%)보다 9.3%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25.1%의 청소년이 ‘있다’고 답해 4명 중 1명에 이르는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우울감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24살 청소년 가운데 95%는 부모와의 관계, 형제·자매와 관계 등 가정생활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모(양육자)와 매일 저녁식사를 하는 비중은 27%로 2014년 조사(37.5%) 때보다 10.5%포인트나 감소했다.
청소년의 신체적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은 악화됐다. 지난해 학생들의 비만율은 17.3%로 전년(16.5%)보다 0.8%포인트 높아졌는데 이는 주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 실천율이 37.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줄어든 반면 주3회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20.5%로 3.8%포인트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아침식사를 전혀 먹지 않거나 먹지않는 편이라고 답한 청소년은 28.9%로 3년 전 조사 때보다 5.2%포인트 늘었다. 아침식사를 항상 한다는 청소년은 36.2%로 2014년보다 16.2%포인트나 줄었다.
13~18살 청소년 가운데 ‘인생에 분명한 목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3.6%로 2012년 조사 때보다 5.7%포인트 감소했는데 특히 이같은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17.5%포인트 줄어 감소폭이 컸다. 13~24살 청소년이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국가기관(25%), 공기업(18.2%)이 40%를 넘어섰고, 뒤이어 대기업(16.1%), 자영업 또는 창업(9.9%) 등의 차례였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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