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취업준비생 시절에 입사지원서를 15군데 넣었는데 달랑 두 군데만 합격했다. 요즘은 그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오다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사무관)
15일 발표된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 수립에 참여한 기획재정부 청년 사무관들이 유독 어려웠던 정책 생산 과정에 대한 애환을 토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재부의 20대 후반, 30대 초반 사무관들이 16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 ‘뒷땀화(청년 일자리 대책의 땀내 나는 뒷이야기)’를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오 사무관(28)은 “나도 아직 청년이기 때문에 (다른 청년들이) 우리 대책을 봤을 때 ‘이런 건 잘했네’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걸 만들려고 노력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더라”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새롭고 참신하고 혁신적인’ 정책 아이디어를 주문받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는 것이다. 동영상에 출연한 사무관들은 ‘욕받이다’ ‘지옥’ 등으로 한마디씩 정책 생산 과정에 대한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에 대해, 청년단체들은 ‘4년짜리 한시적 처방’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년단체들은 ‘특단의 대책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라거나 ‘빨간 약을 바른다고 나아질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기재부 청년 사무관들도 이번 대책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했다. 유형세(31)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 사무관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다. (비판적인 언론보도나 댓글 중에는) 맞는 말이 많다”며 같은 청년세대로서 공감한다고 말했다. 같은 국의 이상용 사무관(28)도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가져서) 힘을 가져야 한다는 걸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한 공무원들 자신도 해답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은, 청년 고용 문제의 기저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심화 등 구조적 난맥상이 얽혀있는 탓이다. 이들은 “산업 전체의 구조나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한다거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민간분야에서 창출되도록 해야 하는 점”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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