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빵집-이통사 ‘공존’ 구울까
SKT, 파리바게뜨와 제휴 할인 조정뜻
제과업계 “할인폭 낮춘다면 수용 검토”
제과업계 “할인폭 낮춘다면 수용 검토”
이동통신사와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 간의 빵값 제휴할인에 반대하는 동네 빵집들에게 이동통신사가 협상의 뜻을 밝혀, 갈등하던 두 업계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29일 이동통신사 제휴카드 폐지 및 생존권보호 제과인 비상대책위(공동위원장 주재근·비대위)는 “에스케이텔레콤 쪽에서 다음달 파리바게뜨와의 제휴할인 계약이 끝나면 제과업계 의견을 추후 계약에 고려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파리바게뜨 등과의 제휴할인을 통해 멤버십카드 소지자에게 최대 40%의 할인을 제공하자, 제과업계는 지난 6월 비대위를 결성하고 할인폐지를 촉구해왔다. 제과업계는 “빵맛 등 제과업계 고유의 경쟁력이 아니라 엄청난 폭의 제휴할인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라며 공정위에 제소도 해둔 상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24일 파리바게뜨 체인을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쪽에 “대한제과협회 전체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공문을 전달했으며, ㈜파리크라상도 비대위 쪽에 협조의 뜻을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0년 에스케이텔레콤과 제휴할인을 맺었는데 매출이 2002년 2703억원, 2003년 3050억원, 2004년 35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 제과시장에서 55%, 전체 제과점 시장에선 18~1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동네빵집들과 에스케이텔레콤 간의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할인폭의 재조정은 이뤄질 전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제휴할인 폐지가 원칙이지만 5~6% 수준의 할인은 받아들일 수 있다”며 “에스케이텔레콤 쪽이 제과산업 위기에 공감하면서 최소한 할인폭 재조정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제과협회 자료를 보면 프랜차이즈 제과점 숫자는 2004년 9월 기준 2490개로 2년 전보다 357곳이 늘었으며, 같은 기간 동네 빵집은 1665곳이 문을 닫아 8719개로 줄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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