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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추대됐다던 박상희 회장, 하루만에 불발…경총에 무슨 일이?

등록 2018-02-22 16:27수정 2018-02-22 21:02

경총, 정기총회서 박상희 회장 선임 불발
박 “일부 회원사·박병원 회장 반대 영향”
박병원 회장·김영배 부회장 사의 표명
이달 말 차기 회장 추대 예정
박상희 전 의원(현 대구경총 회장)
박상희 전 의원(현 대구경총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중소기업 대표 출신 박상희씨의 ‘경총 회장 선임’이 하루 만에 불발되는 극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대기업 경총 회원사들이 반발한데다 박병원 현 경총 회장의 ‘박상희 반대’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경총은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9회 정기총회를 열고 박상희 전 의원(현 대구 경총 회장) 회장 추대·선임 여부를 놓고 장시간에 걸쳐 논의했으나 일부 이견이 터져나오면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박 회장 선임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전날 박 전 의원은 여러 언론매체 등에 본인 스스로 “내가 차기 경총 회장으로 내정됐다”고 확인한 상황이었으나, 이날 총회에서 뜻밖에도 선임이 불발된 것이다.

이날 빚어진 박상희 불발 사태는 일부 대기업 경총 회원사들이 박 회장 선임에 반대했을 뿐 아니라 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총 6인) 위원 지명권을 통해 사실상의 새 회장 추대 결정권을 가진 박 현 회장이 ‘박상희 반대 및 제3의 후보 추대’를 강하게 밀어붙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총 내부에 정통한 한 재계 임원은 “이날 사태의 성격은 박병원 회장이 자신의 고유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 마지막 순서로 전형위원 6명(10대 재벌대기업 소속 4개사 부회장, 지역 경총회장 1인, 직능단체회장 1인)을 지명했고, 이들 전형위원은 1시간여에 걸쳐 따로 새 회장 추대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전형위에서 일부 대기업 쪽 위원은 경총 설립 47년 만에 처음으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대표 출신이 회장을 맡게 되는 상황을 ‘조직 위신을 구기는’ 사태로 받아들이며 ‘박상희 반대’ 뜻을 강력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배경에는 박 현 회장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뽑힌 전형위원들의 ‘제3후보 추대’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3의 후보로는 ㅅ아무개씨 등이 재계 안팎에서 거론된다.

이날 전형위에서 끝내 합의 추대가 불발되자 박 전 의원은 총회 도중 회의장 밖으로 나와 “전형위원회 대부분이 대기업 관계자고 중소기업 출신은 1명밖에 없다”고 항의하는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만장일치로 추대받지도 않은 상태인데 박 전 의원이 외부에 ‘내가 회장에 내정됐다’고 어떻게 제멋대로 말할 수 있느냐”며 고성을 내뱉기도 했다. 지난 19일, 8개 대기업그룹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총 30여개 그룹사) 점심식사 모임에서 일부가 ‘박상희 추대’ 발언을 꺼내긴 했으나 박병원 회장이 지지하는 제3의 후보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4년간 경총 부회장을 맡아온 김영배 부회장도 이날 총회에서 사임을 표명했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이달 말께 전형위원회를 다시 열어 차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다. 박상희 전 의원도 차기 회장 후보군의 한 명으로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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