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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갈라진 세계에서 하나 된 미래 찾기, “쉽지 않네”

등록 2018-02-06 09:41수정 2018-02-06 10:34

결산: 2018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
전환기, 지속적 경제발전, 사회분열 해결 위한 논의의 장
보호무역 둘러싸고 미국, 유럽 등 첨예한 갈등 드러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여성 리더들이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각국의 성별 격차와 불평등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여성 리더들이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각국의 성별 격차와 불평등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제공

올 다보스 포럼은 오랜만에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의 모델을 모색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돋보였다. 하지만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이를 둘러싼 각국 정상들의 날 선 대응으로 다소 빛이 바라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18년 만에 다보스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식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보호무역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도 약한 달러가 미국에 이익이 된다며 환율 결정에 정부가 개입할 듯한 여지를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해 독일 메르켈 총리와 캐나다 트루도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은 자유주의, 다자주의를 위협하는 미국의 행보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도 “무역전쟁은 시작하긴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며 “다른 나라에 무역제약을 가할 때, 그 나라의 중소기업, 청년, 나아가 그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다극화 시대, 보호무역주의 회귀 논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8 세계경제포럼이 나흘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달 말 막을 내렸다. 올해 포럼의 핵심주제는 '갈라진 세계,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Fractured World)'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순다르 피차이 구글 회장 등 정·재계 리더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400여개의 세션에서 올해의 주요 쟁점과 경제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포럼에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 △세계 경제의 다극화 탐색 △과학기술 거버넌스 구축 △사회분열 극복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포럼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세계 경제의 회복 전망이었다. 오랫동안 침체한 글로벌 경제가 올해는 회복세를 보일 조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과 2019년 글로벌 성장 전망치를 3.9%로 상향 조정했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포럼에서 “미국의 세금 개혁과 투자 부양 정책, 신흥국의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다보스 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공동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모색하고자 했으나, 미국이 일으킨 보호주의의 역풍이 만만치 않았다.

자료: 세계 각국 경제성장 전망률, 국제통화기금(IMF), 2018.
자료: 세계 각국 경제성장 전망률, 국제통화기금(IMF), 2018.

4차산업혁명, 기술의 혁신 어떻게 다룰 것인가

보호무역주의와 함께 포럼장을 달궜던 또 하나의 주제는 가상화폐를 둘러싼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다. 다보스포럼은 2018년 10대 글로벌리스크 요인을 선정했는데, 사이버 공격 및 범죄가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사이버 범죄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2016년 9만5천 달러에서 2017년 117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향후 손실액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사이버 보안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학계 및 재계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이 인류에게 가져다줄 순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차이 구글 회장은 “인류에게 인공지능 기술은 불의 발견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위험은 상당하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인류의 진보를 위해 미래를 전망하며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신기술의 혜택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개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 2018년 세계 10대 리스크, 세계경제포럼, 2018.
자료: 2018년 세계 10대 리스크, 세계경제포럼, 2018.
자료: 전 세계 사이버범죄 피해액, 세계경제포럼, 2018.
자료: 전 세계 사이버범죄 피해액, 세계경제포럼, 2018.

정부, 사회 불균형 해결 적극적으로 나서야

빈부 격차, 성별에 따른 차별 문제는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의 격차가 커짐에 따라 소득 불평등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옥스팜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창출된 전 세계 부의 82%는 가장 부유한 1%에 돌아갔고, 최하위 빈곤 인구 50%에 해당하는 37억 인구는 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억만장자의 재산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3% 증가해 연평균 상승률이 2%인 일반 노동자의 임금보다 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 비안이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파리경제대학 세계 불평등 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를 소개하며 사회 불평등을 약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사례를 담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0년 기본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존엄성 임금’을 도입해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면서 실업률을 끌어내릴 수 있었다. 영국 법원은 우버 앱에서 일하는 택시운전사들을 자영업자가 아닌 직원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해, 이들이 휴가수당, 유급휴가를 비롯해 국가에서 보장하는 최저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안이마 총재는 “정부는 주주와 고위 임원에 대한 보상을 제한하고, 기본 생활임금을 도입하고, 공정한 세금체계를 수립하는 등 모든 시민이 4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공정한 사회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연구원 e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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