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와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중은 줄어든 반면에 처가와 돈독하게 지내는 비중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가운데 남성보다는 여성의 가족과 더 의사소통을 많이 하고 지원을 주고받는 것이어서, ‘신모계사회’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7’ 보고서를 보면, 시가와 가까이(걸어서 15분 이내) 살거나 동거하는 비중이 24%로 처가(12.5%)보다 높았지만 부모와의 연락 빈도는 처가 쪽에 대해선 늘어난 반면, 시가 쪽에 대해선 줄어드는 추세다. 처가와 ‘1주일에 한번 이상 연락’한다는 비중은 2006년에 72.9%에서 지난해 73.4%로 커졌지만, 시가 부모와 같은 빈도로 연락하는 비중은 79.4%에서 71.5%로 줄었다.
이처럼 처가와의 긴밀한 소통은 청소와 식사 준비, 육아 등 도구적 지원을 시가보다 처가에서 받는 비중이 높아진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처가에서 도구적 지원을 받는 비중은 2006년 17%에서 2016년 19%로 늘었다. 시가에서 도구적 지원을 받는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7.9%로 줄었다. 2006년 처가 부모에게 ‘매우 자주’ 또는 ‘자주’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응답자는 17.6%에 그쳤는데, 2016년 이 비중은 24.9%로 높아졌다. 반면 시가 쪽에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을 한 경우는 같은 기간 31.2%에서 30.6%로 줄었다.
교육 수준에 따른 임금격차는 지난 20여년간 더 늘어났다. 1995년 평균 월 78만원을 받던 중졸 이하 상용직 노동자는 2016년 191만원을 받아 임금 상승률은 144%였다. 이에 견줘 대졸 이상은 1995년 월 126만원을 받던 데서 2016년 362만원을 받아 186.3% 임금이 증가했다. 대학 졸업장에 대한 임금 프리미엄이 갈수록 커진 셈이다.
여가 시간(2016년 평일 기준)은 25~39살, 40~54살 연령대에 있는 이들이 평균 2.8시간으로 가장 적었고 75살 이상 노인이 5.3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여가에 대한 불만 이유를 ‘시간 부족’이라고 답한 비중은 15~24살(62.9%), 25~39살(60.1%) 등 청년기에 압도적으로 높다가 75살 이상이 되면 10.4%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신 65~74살, 75살 이상 등 노인들 사이에선 ‘경제적 부담’이 각각 45.4%, 36.8%로 여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 불만족스러운 가장 큰 이유였다.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의 가장 큰 여가 활동은 ‘게임’이었다. 온라인·모바일·비디오 게임 등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4~6학년) 비중이 전체의 91.1%에 달했다. 이 비중은 중학생(82.5%), 고등학생(64.2%)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절반 이상 온라인 게임을 주로 한다고 답한 데 견줘, 초등학생들은 73.3%가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