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을 찾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홍종학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3일 “벤처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변자가 되어 세계화와 기술진보의 흐름 속에서 혁신성장을 이끄는 부처가 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고 양극화는 심화하면서 벤처와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 없이는 장기침체가 우려된다”며 “새로운 벤처기업이 나오고 혁신성장을 하려면 기술탈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지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은 것이다.
홍 장관은 “기술탈취 문제 해결은 중기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전체의 의지이다. 이를 두고 대기업이 규제 강화를 우려하는데 그보다 기술임치제 등 구조적 방안을 먼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임치제는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관련 기술자료를 제3의 전문기관에 보관하고 정부에 신고해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제도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활발하게 인수·합병(M&A)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상의 유인책 마련도 시사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 혁신하려면 대기업의 인수합병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벤처 투자의 활성화를 강조하며 “국내 금융자산 비중이 굉장히 기형적인데 그 부분을 정상화해 벤처자금으로 가면 벤처가 활성화하고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대형마트와는 달리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대형 쇼핑몰과 관련해서는 “대형 쇼핑몰이 교외에 들어서면 큰 문제가 없는데 규제가 불안정하니 도심으로 들어와 기존 소상공인들의 영업기반을 위협한다”며 “상황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하면서도 규제를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률적 규제보다 소상공인 보호에 초점을 맞춰 지역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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