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고창 육용오리 AI 발생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전북 고창 오리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발견되면서 정부가 해당 농가 오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에 나서는 등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19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AI 방역 관련 관계부처 및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아직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범정부 차원 대응이 이뤄지는) 고병원성 AI인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을 완료했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24시간 비상상황실을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전북 고창 한 오리 농가의 도축 출하 전 검사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발견된 뒤, 검역당국은 해당 농가 오리 1만2천여 마리 살처분을 비롯해, 출입차량 점검, 반경 10㎞ 이내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고창지역 전체 가금 농가 소독 등에 나선 바 있다. 농식품부 쪽은 “가장 위험한 반경 3㎞ 이내 오리농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발견되지 않았고, 나머지 농가들에 대해서도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추가 의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북 고창군 흥덕면 육용오리 농가에서 이뤄진 살처분 작업. 고창군 제공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발견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일반적으로 야생조류에서 오리, 닭 순으로 전염이 이뤄지는데, 최근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잇따라 발견되며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지난 9월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연례화 된 가축 전염병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로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농가와 계약을 맺고 가금 사육을 위탁한 뒤 납품받는 대형 계열화 사업자들의 자체 방역 책임을 강화하고, 일부 고위험 오리농가의 동절기 사육을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발견된 농가도 대형 계열화 사업자 계약 농가로, 최근 3년동안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아 동절기 사육제한 농가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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