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7 사회조사’ 결과
소득 높을 수록 일·가정 균형 중요
계층 이동 가능성 기대는 암울
소득 높을 수록 일·가정 균형 중요
계층 이동 가능성 기대는 암울
지난 2년새 일과 가정 사이에서 ‘일을 우선시 한다’고 답한 이들이 10.6%포인트나 줄었다. 특히 30대~40대에선 ‘일과 가정을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이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앞질렀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취업자 가운데 일과 가정 생활 중 ‘일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사람은 43.1%로 2015년 같은 조사(53.7%) 때보다 10.6%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일과 가정 둘다 비슷하게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2.9%로 2년 전(34.4%)보다 8.5%포인트 늘었다. ‘일보다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비율은 13.9%로 2%포인트 늘었다.
여전히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중이 높지만, 2011년 조사 시작 이후 2015년까지 큰 변화없이 50% 이상이 ‘가정보다는 일’을 택했던 것에 견줘보면 극적인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30~39살의 경우 ‘일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2년전 51.7%에서 39.2%까지 급감한 반면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이 43.2%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일·가정 균형을 꼽은 이들이 일을 우선시하는 이들의 비중을 앞질렀다. 40~49살에서도 ‘일을 우선시한다’는 비중은 42.7%였던데 견줘 ‘둘다 비슷하다’고 답한 이들이 43.9%로 더 많았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한 조사 항목에 대해 격년 단위로 조사가 이뤄진다. 이번 조사는 전국 표본 가구원 3만9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6일~6월2일 사이 진행됐다.
특정 소득 구간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시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은 2년전과 비슷하다. 월평균 소득 100만~200만원은 46.4%가 ‘일이 가정보다 우선’이라고 답했는데, 이 수치는 200만~300만원(45.7%), 300만~400만원(43.7%), 400만~500만원(40.8%)까지 감소하다가, 500만~600만원에서 다시 41.6%로 오른다. 2년전에도 100만~200만원 소득구간의 노동자들은 55.9%가 일을 중시한 반면, 400만~500만원 소득구간에서 일을 우선으로 답한 이들은 50.8% 수준이었다.
고용주보다 임금 노동자들이 가정생활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도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고용주는 53.7%가 여전히 ‘일을 더 중시한다’고 밝힌 반면 임금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 비중은 42.9%로 대비를 이뤘다.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는 비중도 고용주의 경우 7.9%에 불과했지만 임금노동자는 14.2%를 차지했다.
한편,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2년 전보다 한층 암울해졌다. 자식세대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답한 비중은 29.5%로 2년전보다 0.5%포인트 줄어든 반면, ‘낮다’는 비중은 55%로 3.6%포인트나 늘었다. 스스로의 계층을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쪽에선 계층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비중이 44.4%로 2년전보다 1.5%포인트 줄어든 반면, ‘중층’에서는 55%, ‘하층’에선 55.7%로 각각 2015년보다 4.3%포인트, 2.9%포인트 늘어난 걸로 나타났다. 우리사회 ‘계층이동 사다리’에 대한 기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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