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MWC2017)'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놓고 고민하던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국회 쪽의 압박으로 결국 출석하기로 결정했다. 황 회장에 대해서는 케이티의 국정농단사태 연루 등 민감한 질의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 황 회장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케이티 관계자는 27일 “해외 출장 일정을 조정해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출석하기로 했다“며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미국, 스위스,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2주간의 해외 출장에서 26일 귀국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 대표를 12일 과기정통부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박정호 에스케이텔레콤 사장만 출석했고 황 회장과 권영수 엘지유플러스 부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후 국회 쪽은 황 회장과 권 부회장을 다시 30일 과기정통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지난 16일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권 부회장은 일찌감치 30일 출석 방침을 밝혔으나 황 회장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국회가 30일 종합감사에 불참한 증인들은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압박을 계속하자 결국 출석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에게는 다른 이통사 대표와는 달리 통신비 인하 등 통신산업 현안 외에 정치적·개인적인 문제와 관련된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위의 ‘일반증인·참고인 명단’에 있는 ‘신문요지 및 신청 이유’를 보면 이통 3사 대표 3명에 대해 ‘통신비 감면대책, 갤럭시 노트7 관련 피해배상 문제,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입장 등’이 공통으로 적혀있는데, 황 회장은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이 추가돼있다.
케이티는 2015년말~2016년초 미르재단·케이스포츠재단에 18억원을 출연하는 한편 최순실씨 요청으로 최씨의 측근인 이동수씨, 신혜성씨를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씨의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어치 일감을 준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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