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붉은불개미 조사가 이뤄지는 인천항을 찾아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추석 연휴 기간 동안에 불안감을 불러 일으켰던 붉은불개미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천여마리가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없다.
10일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부처들은 브리핑을 열어 “항만과 컨테이너 기지 34곳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추가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붉은불개미가 부산항에서 확산되거나 다른 항만(컨터에너 기지)에서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는 당분간 주 2회 이상 항만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항 감만부두의 경우 앞으로 2년동안 부두 전체에 대한 조사가 이어진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아직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감만부두에 붉은불개미 알을 낳은 여왕불개미는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면서도 “만약 살아있을 경우 내년 봄·여름 다시 알을 낳을 가능성이 있어 2년 동안 감만부두를 감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붉은불개미의 유입 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유전자분석 결과 미국에 분포하는 붉은불개미 개체군과 동일한 모계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한 유전자형을 가진 불개미가 있을 수 있다. 또 미국 불개미가 다른 나라를 거쳐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감만부두 구역에는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 나라에서 온 컨테이너가 쌓여 있었다.
다만 애초 정부 설명과 달리 붉은불개미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정정됐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류동열 상지대 교수는 “꿀벌에 쏘였을 경우 과민성 반응을 보일 확률이 1이라면 붉은불개미에 쏘였을때는 0.2 정도로 위험 가능성은 적다”며 “과민성 반응을 보일 경우에도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8월 붉은불개미를 경고하는 홍보자료를 배포하며 ‘북미대륙에서 한해 평균 8만명이 쏘여 100여명이 사망’한다는 문구를 담았지만,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에대해 노수현 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은 “일본 환경성에 게시된 자료를 활용한 것이었는데 일본에서도 이 자료를 내린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붉은불개미는 인체 위험은 크지 않지만 널리 퍼질 경우 생태계 교란과 농작물 피해, 산업계 피해 등이 우려된다. 노희경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외래종 붉은불개미가 퍼질 경우 토종개미 등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개미들의 개체수가 감소할 수 있고 식물 뿌리나 껍질에 파고들어 농작물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들은 공동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식물방역법의 검역대상 품목을 동식물 뿐만 아니라 붉은불개미 등이 붙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목재가구, 폐지 등으로 넓히기로 했다. 또 붉은불개미를 비롯해 그동안 포함돼있지 않은 외래 해충을 추가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는 범주에 넣는 등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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