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연구원, 수원롯데몰 등 4곳 소상공인 실증분석
도심 속 복합쇼핑몰이 가까운 거리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일자리를 줄게 하고, 먼 거리 소매유통점과 음식점에는 매출 감소를 가져온다는 실증분석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7일 ‘파급력이 큰 복합쇼핑몰: 내몰림효과와 빨대효과’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내어 롯데몰 수원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스타필드 하남점 등 복합쇼핑몰 4곳의 상권에 대한 단기 파급영향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각 복합쇼핑몰의 반경 10㎞ 이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상권분석 데이터 전문기업인 나이스지니데이터의 자료와 약 4200명의 소상공인 방문조사, 소비자 2천여명 설문조사 등을 종합했다.
보고서는 복합쇼핑몰 반경 5㎞ 안에 있는 소상공인 점포의 평균 매출액은 복합쇼핑몰 입점 이전보다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체 점포 수는 대부분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구도심 상권에 들어선 롯데몰 수원점과 신세계 대구점의 주변 상권에서 입점 시점과 이후 2개월 사이에 점포 수 감소가 뚜렷했다. 보고서는 이를 복합쇼핑몰 입점 이전부터 초기 영업 기간까지 프랜차이즈형, 고급화 점포들이 새롭게 입점하면서 기존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잃는 ‘내몰림 효과’로 평가했다.
또 복합쇼핑몰에서 5~10㎞ 떨어진 상권은 매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14년 12월에 개점한 롯데몰 수원점의 경우 5~10㎞의 중소 소매유통점과 음식점 매출이 입점 1년 뒤부터 급격하게 줄어 29개월까지 이전 상황을 회복하지 못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 복합쇼핑몰인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5㎞ 이상 떨어진 소매점포는 입점 18개월까지 월평균 매출액이 입점 전에 비해 최대 5.8%까지 줄고, 음식점은 입점 6개월까지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했다. 원거리 상권 소매유통점이나 음식점의 매출 감소는 해당 지역 소비자가 복합쇼핑몰 혹은 그 주변 점포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 복합쇼핑몰 쪽으로 상권이 흡수되는 ‘빨대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수정 연구위원은 “대부분 상권에서 복합쇼핑몰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경영상태를 나쁘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형마트보다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복합쇼핑몰은 사전 입지단계에서 입점 가능 지역과 불가능 지역을 구분하고, 건설·등록단계에는 상권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입점단계에 맞춰 규제방안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복합쇼핑몰에는 문화·레저 등 편의시설까지 들어서 대형마트의 휴일 의무휴업처럼 영업제한 규제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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