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휴대폰·가전 분야에서 2020년까지 약 10조5천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휴대폰·가전업계 간담회에서 사물인터넷 가전,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홈 서비스 등 첨단 가전 분야에 6조원을, 인공지능(AI) 고도화와 가상증강현실 등과 연계한 차세대 휴대폰 분야에 2조5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카 전장 등 신규 사업에도 2조원을 투자한다.

두 회사는 기술개발 투자에 필요한 우수 연구인력 채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엘지전자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확장하고 창원에 가전 연구개발센터를 새로 설립 중에 있다. 두 회사는 또 광주(삼성), 창원(엘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가전 비중을 지금의 70% 수준에서 2020년 8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국내 생산기지를 최첨단 혁신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인사말에서 “전 세계 100명 중 25명이 우리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34명이 우리 티브이(TV)를 시청하지만, (그 100대 가운데) 휴대폰은 8대, 티브이는 3대만이 국내서 생산된다”며 “이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대부분 이전했기 때문인데 국내는 기술·디자인·품질을 주도하는 프리미엄 중심의 최첨단 제조혁신 기지로 특화하고 해외는 보급 단계의 범용제품 생산거점으로 분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과 송대현 엘지전자 사장 등은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보호무역주의에 정부가 적극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다음 달 5일(현지시각) 한국산 세탁기 수입의 급격한 증가로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았는지 판정할 예정이다. 피해 판정이 내려지면 수입물량 제한 등 수입규제 조처가 뒤따르게 된다.

한편, 이날 엘지전자는 2022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해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새 공장은 사물인터넷·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적용한 최첨단 생산시스템을 갖추게 되며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가 2023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냉장고·오븐·정수기·식기세척기 등 주방 가전을 생산한다.

조계완 이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