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현지시각) 미국 인터콘티넨탈 뉴욕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ㆍ경제인과의 대화 행사후 자리를 떠나며 텐퀘일 서버러스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 기자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개정을 놓고 한·미 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기업·금융인들 앞에서 “한국 수입시장에서 미국산 점유율이 올랐다”며 상호 호혜성을 강조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한 호텔에서 연 ‘뉴욕 금융·경제인들과의 대화’에서 “투자로만 좁혀보면 미국의 대한 투자보다 한국의 대미 투자가 많다”며 “자유무역협정 유지는 미국 기업들에 한국 시장 진출의 필요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정 ‘폐기’ 언급과 미국 통상당국의 ‘개정’ 요구에 맞서 “양국 사이의 상호 호혜적 이익”을 근거로 제시하며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양국간 상품교역에선 한국이 흑자지만, 서비스교역에선 미국이 많은 흑자를 보고 있다”며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규모가 2015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금년 상반기에도 30% 이상 감소했다는 추세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정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 제이미 포레스 시티그룹 사장 등 뉴욕 금융·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에 공감대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우리 측이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논의된 사항을 진전시키기 위한 후속조처로 2차 특별회기 개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국 협상단은 지난 1차 회기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무역수지 적자가 맞는지, 그 원인과 배경은 무엇인지를 공동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산업부는 이날 2차 공동위 워싱턴 개최 제안 서한을 미국 측에 보냈으며, 회기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이번 방미 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우호적인 미국 내 싱크탱크 및 업종별 협회 관계자, 의회 인사들을 비공개로 만나 협정 지속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하는 ‘아웃리치’(순회설명회)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완 정유경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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