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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독일선 소유·경영 분리…오너-전문경영인 파트너십으로

등록 2017-09-13 18:08수정 2017-09-13 22:01

독일은 전통적으로 가족경영 기업이 발달한 나라다. 제조업 강국의 기틀이 된 ‘히든 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은 대표적인 가족경영 사례다. 독일에서는 히든 챔피언의 성공 비결로 가족경영을 바탕으로 한 경영 리더십의 지속성 확보를 꼽을 정도다. 하지만 상당수 히든 챔피언들은 창업 3~4세대를 거치며 다양한 경영체제로 분화했다.

강철선 가공설비 제조업체인 바피오스는 120여년 전 세 가문이 공동으로 창업해 지금도 지분 100%를 갖고 있지만, 2002년 소유-경영 분리를 단행했다. 바피오스는 그 이전까지 세 가문의 대표가 돌아가며 최고경영자를 맡는 ‘윤번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창업 후손들이 수십명으로 늘어나면서 최고경영자 선정을 둘러싸고 가문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면서 회사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하자, 오너경영 포기라는 결단을 내렸다.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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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프리미엄 가전업계의 강자인 밀레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독특한 경영체제로 유명하다. 밀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공동창업한 두 오너가문의 대표 2명과 전문경영인 3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하는데, 만장일치제로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의 권한이 같은 동거체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3세 이후에도 계속 가족경영을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윤활유 전문 생산업체로 한국에도 합작법인이 있는 푹스오일은 상장기업이지만, 51%의 회사 주식을 가진 창업자 가문이 3대째 오너경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의 다양한 사례는 오너경영의 중단이 곧바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또 창업자 가문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기업들은 경영 후계자에 대한 엄격한 검증 등 ‘합리적 승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안문규 전 밀레코리아 대표는 “밀레는 두 창업가문에서 각각 한명씩만 경영에 참여하고, 각 가문의 대표는 엄격한 후계자 선정 과정과 능력 검증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고 말했다. 부친 회사에 들어와 이른 나이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자리를 형식적으로 맡다가 나이가 차면 최고경영자 자리에 ‘무혈입성’하는 한국의 재벌 3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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