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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창조과학, 뉴라이트 역사관…박성진 청문회 험난

등록 2017-09-07 19:01수정 2017-09-08 14:29

11일 중기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
교수 때 공사 구분 ‘흐릿’ 논란에
소상공인 전문성 부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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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과학기술인 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박 후보 쪽은 청문회에서 충분한 소명으로 적격 시비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박 후보자가 내놓은 반박과 해명이 미흡한 구석이 많아 험난한 관문이 예상된다.

가장 큰 쟁점은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이다. 성경의 창조론을 신봉하는 학자와 기독교 유력인사들의 모임인 창조과학회는 단순한 종교 활동을 넘어 적극적인 현실 개입 운동으로 물의를 일으켜왔다. 박 후보자는 이 단체의 이사, 국제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하다 후보 지명 뒤 청와대 요구로 사퇴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창조론이 아닌 창조신앙을 믿는 것이며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진화론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개인의 종교적 신앙과 과학은 별개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논리가 정당한 검증과 비판을 회피하려는 ‘단골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창조과학을 주창하는 이들은 학계의 오랜 토론과 검증 절차를 거쳐 축적된 과학이론도 실험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개인의 신앙 영역으로 여긴다.

일제 식민통치와 이승만·박정희 독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역사 인식도 논란거리다. 특히 “공학도로서 소시민적 삶을 살면서 역사 문제를 깊이있게 공부하지 않았다. 부끄럽게도 대한민국 건국과 정부 수립이 다르다는 사실도 이번에야 알았다”고 밝히는 등 ‘무지’를 탓했다. 그럼에도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 주장을 언론에 기고하고 대학 내 공식보고서에 담는 등 공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이 때문에 그의 역사관에 대한 야당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박 후보자는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인 지난해 11월25일 ‘대한민국 건국의 문명사적 의의’를 주제로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를 주관하면서 뉴라이트 계열 학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섭외·초청하는 데 적극 관여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찬열 의원(국민의당)이 박 후보 쪽으로부터 받은 답변 자료에 따르면, 당시 박 후보자는 다양한 분야의 교수를 초청하자는 취지로 세미나를 진행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는 ‘소시민론’과 ‘무지론’으로 청문회를 돌파하려고 하지만, 일련의 행동은 그가 ‘뉴라이트’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사 구분이 흐릿했던 것도 입길에 오른다. 대학 출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임 중 자신에게 3천만원의 포상금 지급을 결정했는가 하면, 창업보육센터장으로 있을 때 입주기업 대표로부터 2천만원 상당에 가까운 주식 지분을 무상으로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박 후보 쪽은 “개인적인 관계에서 기술자문과 투자유치 지원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적 책임윤리와 사적 이해관계의 경계가 모호함을 인정한 꼴이다.

전문성과 경력도 논란이다. 그는 장관으로 취임하면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기술혁신과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벤처업계 임원은 “박 후보자가 대학에서 벤처 창업에 성과를 냈다지만 국내 창업시장은 기술 기반의 벤처 창업보다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훨씬 크다. 수백만 소상공인의 경영환경 개선 없이 성공 가능성이 5%도 안 되는 벤처 창업만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김규남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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