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명목세율 인상 없다던 김동연 “시장에 혼선 유감”

등록 2017-08-02 15:01수정 2017-08-03 09:02

정부 ‘2017년 세법개정안’
여당발 부자증세 논의에서
부총리 소외 논란 의식한듯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2017년 세법개정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2017년 세법개정안을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명목세율 인상을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는다’고 청문회 때부터 4차례 말씀드렸다. 일관된 메시지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법인·소득세 명목세율 인상안을 담은 ‘2017년 세법개정안’을 사전에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신의 발언 횟수까지 거론하며 유감을 표명한 이날 발언은 여당발 부자증세 논의 과정에서 세제개편을 총괄하는 부총리가 소외됐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이날 김 부총리는 “모든 것을 열어두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증세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 민감한 문제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려던 생각이었다”고 명목세율 인상에 신중론을 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율인상을 주장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모인 장관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도록 장려했고, 여당과 청와대, 기재부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었지만 전략의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법인세·소득세 명목세율 인상 논의는 지난달 20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여당 출신인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증세 문제를 정직하게 토론하자”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같은 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 상향 적용을 뼈대로 한 구체안까지 제시했다. 청문회 준비 과정과 취임식 직후, 경제 현안 간담회 등에서 “명목세율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 김 부총리 발언과는 배치되는 움직임이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당정청 논의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쪽에선 정권 초반 이견 조율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가 결국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정리’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광온 의원(민주당)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정권의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다수의 참여자가 있고 논의를 할 때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명목세율 인상에 신중론을 펴온 김 장관이) 경제 수장으로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발표할 수 없으니 그 정도 언급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경제정책 수장이 모든 걸 다 컨트롤할 순 없고 ‘정부’는 집행을 하면 된다. 결정은 ‘정권’이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정치인 출신 장관의 측근은 “그동안 민주당은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줄곧 비판해왔는데 김 부총리의 인식은 그 기조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며 김 부총리가 증세에 대해 정통 관료로서의 보수적 노선을 유지하려 한 데 대한 당내 불만을 전했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홍익표 의원도 “기재부는 항상 세금 문제에서 보수적이지 않냐”며 “(김 부총리가) 과표 기준을 놓고 이견을 내놓긴 했는데 조정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혼란은 김 장관의 ‘유감’ 발언으로 넘어갔지만 당정 간 기조 차이로 인해 갈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준호 송경화 엄지원 기자 whor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문 정부서 6조8천억 받고 다음 정부에 100조 부담 넘겨 1.

문 정부서 6조8천억 받고 다음 정부에 100조 부담 넘겨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2.

확실해지는 미 연준 추가 금리 인하…일본은 인상에 무게

사주의 86억짜리 집은 가린채 ‘집없는 서민‘ 걱정? 3.

사주의 86억짜리 집은 가린채 ‘집없는 서민‘ 걱정?

“내 사망보험금은 손주 학비로”…‘보험청구권 신탁’ 시장 열려 4.

“내 사망보험금은 손주 학비로”…‘보험청구권 신탁’ 시장 열려

챗GPT 4시간 ‘먹통’에…방통위 “다음주까지 오픈AI에 자료 요청” 5.

챗GPT 4시간 ‘먹통’에…방통위 “다음주까지 오픈AI에 자료 요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